'미라클 작전' 공군 요원들 "정말 기적 같은 작전이었다"
- 21-08-28
긴급출동 위해 방탄헬멧·조끼차림으로 기내 비상대기
수송기 배터리 닳을까봐 10시간 넘게 에어컨도 못 켜
아프가니스탄 주재 우리 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이른바 '미라클'(기적) 작전에 참여한 우리 공군 장병들은 "정말 기적 같은 작전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27일 공군에 따르면 우리 공군은 이번 작전에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1대와 전술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 2대, 그리고 수송기 조종사와 정비요원·공정통제사(CCT)·항공의무요원 등으로 구성된 60여명의 작전요원을 투입했다.
작전 통제관은 쿠웨이트 파병 등 해외임무 경험이 많은 정연학 제5공중비행단 감찰안전실장(대령·공사 41기)과 같은 비행단 소속 양경철 항공작전전대장(대령·공사 46기)이 맡았다.
이들은 △외교적 상황 및 공중 위협 상황을 고려한 아프가니스탄까지의 최적 이동경로와 임무 거점(주변국 공항) △아프간 수도 카불지역의 지대공미사일 위협 △카불공항의 고지대 산악지형과 고온 등 지역적 특성에 따른 항공기 성능 제한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해 지난 16일부터 작전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그리고 작전 개시일인 23일 오전 1시 중간 급유가 필요한 C-130J 수송기 2대가 김해기지를 먼저 이륙했고, KC-330은 오전 7시 이륙해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 향했다.
공군 작전요원들은 중간 거점인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건 현지시간 23일 오후 3시다. 이후 아프간 현지 상황을 고려한 추가 작전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나머지 요원들은 우리 대사관 회의실·로비 등에서 쪽잠을 잤다고 한다.
그리고 24일 오전 C-130J 수송기 1대가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으로 날아가 현지에 대기 중이던 국내 이송 대상 아프간인 26명을 먼저 태우고 이슬라마바드로 복귀했다.
국내 이송이 결정된 아프가니스탄인과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카불공항에서 우리 공군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 제공) 2021.8.26/뉴스1 |
이후에도 수송기 조종사를 포함한 요원들은 곧바로 카불로 날아가 데려올 수 있도록 기내에서 방탄헬멧·방탄조끼 차림으로 10시간 넘게 비상 대기했다고 공군이 전했다. 섭씨 35도 넘는 더위에서도 수송기 시동 배터리가 닳을까봐 에어컨도 틀지 못했다.
그리고 25일 나머지 국내 이송 대상 아프간인 360여명이 카불 공항 진입에 성공했단 소식이 들려오자 C-130J 수송기 2대가 교대로 날아가 이들 모두를 이슬라마바드로 데리고 나오는 데 성공했다.
이슬라마바드에 집결한 국내 이송 대상 아프간인 390명은 26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KC-330 수송기(73가구 377명)와 C-130J 수송기(3가구 13명)에 나눠 타고 차례로 우리나라를 향해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공군 요원들은 개인 수하물 등을 줄여 가족 단위 아프간인들이 분리되지 않은 채 KC-330 수송기편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고 공군 측이 전했다.
KC-330 조종사인 5비행단 제261공중급유비행대대 조주영 비행대장(중령(진)·공사 53기)은 "모든 요원들이 아프간 조력자를 1명이라도 더 탑승시키기 위해 최적의 이송방안을 모색한 결과, 예상했던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무사히 국내로 수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장은 특히 "국내 도착 후 카불공항 테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적시에 조력자들을 국내로 이송한 것 같아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130J 수송기 '1호기' 조종사인 5비행단 251공수비행대대 양진우 비행대장(소령·공사 55기)은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작전에 임했다"면서 "공군 조종사로서 전시를 방불케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위기에 처한 아프간 조력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적 같은 작전을 완벽히 수행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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