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아비규환'…2만명이 목숨 건 탈출 시도, 7명 압사

탈출 시민들 몰려들어 압사사고 속출

미국, 31일 대피 시한 넘길 수도 있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정파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지 일주일 만에, 카불 공항의 상황은 점점 더 절박해졌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카불 공항은 외국인 노동자, 아프간 통역관, 탈레반 정권 하에서 위험에 처한 여성 등 수만명이 국외 탈출을 위해 모여든 혼란스러운 투쟁의 진원지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항에 2만명 이상이 비행기에 탑승하려 하고 있는 가운데 7명의 아프간 시민들이 압사했다.

이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날 오전까지 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는 승객이 1만8500명으로 늘어났으며 탑승구에서도 2000명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수이민 비자(SIV) 신청자에게 이름이나 서류번호 없이 전자비자를 발급하기로 한 것도 혼돈의 한 원인이다.

소식통은 비자를 스크린샷으로 복사해 공항 출입이 불가능한 수천명의 다른 아프간인들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22일 상황은 내내 악화돼 대부분의 공항 출입문은 폐쇄됐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나라로 보내졌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고용했던 아프간인들을 언급하며 "여전히 출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현지 직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공항 안에서 C-17 군용기 몇대가 이륙 대기 중이며 인근에는 대규모 군 병력이 배치돼 있는 것이 목격됐다. 이들이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밤새 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밖에서는 수천명이 기지 주변으로 계속 모여들고 있다. 지난주 한 가족이 미 해병대에 아기를 건네주는 모습은 절박한 상항을 잘 말해준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아기는 공항에 본부를 둔 노르웨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부모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 탈출 러시: 카불 공항 내부와 주변 지역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지난주 거의 20명이 압사하거나 총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아프간 민간인 7명이 21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압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공항 밖에서 압사 사고가 한 차례 있었고, 바론 호텔 밖에서도 또 한 차례의 압사사고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현장의 상황은 여전히 매우 까다롭지만 최대한 안전하고 안전하게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점령한 이후 공항 내부와 주변에서 총 1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CNN이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못한 이 보도는 나토 소식통과 탈레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2명의 미 국방부 관리는 사람들이 카불 공항과 카불의 출입구에 갈 수 있도록 "대체 경로"를 마련하기 위한 군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관리는 이 새로운 경로를 미국인, 제3자, 그리고 자격을 갖춘 아프간인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공항 주변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공항 주변과 공항 주변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테러단체 ISIS-호라산(ISIS-K)이나 다른 테러 단체들의 박격포 공격이나 차량 폭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대피 진행 중: 공항은 몇 안 되는 국외 탈출로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카불 공항에 수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상황이 여전히 위험하다며 "역사상 가장 크고 어려운 공수작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카불 진격을 시작한 이후 아프간인과 외국인 등 최소 3만8000명이 아프간에서 대피했다고 CNN은 분석했다.

카타르 항공편을 타고 탈출한 운 좋은 한 아프간 언론인은 "기쁜 것인지 마음이 아픈 것인지 오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마지막으로 집권했을 때 이미 한번 이 나라를 탈출한 적이 있다. 이제 가족과 친구들을 남겨두고 언제 다시 조국으로 돌아올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은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기 하루 전인 14일 이후 지금까지 1만7000명을 대피시켰다. 행크 테일러 합동참모본부 부국장은이 가운데 2500명이 미국 시민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영국군은 13일 이후 약 4000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터키, 호주 등 다른 나라들도 대피령을 내렸다.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는 주말 동안 약 90분 간격으로 대피객들이 도착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미 공군기지 중 한 곳은 5000명을 수용해 미국행을 계속하기 전 임시 텐트에 피신하는 사람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었다.

미군은 하루 5000~9000명을 대피시키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31일 출국 시한을 앞두고 있어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아직 대피하지 않았다면 그 시한을 넘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미국의 아프간 철수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01년 미국이 탈레반을 권력에서 밀어내는 것을 도왔을 때 총리로 있었다.

블레어 전 총리는 22일 자신의 글로벌체인지연구소 웹사이트에 발표한 기사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아프간 국민들을 버리는 것은 비극적이고 위험하며 불필요하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영원히 계속되는 전쟁을 끝내겠다는 어리석은 정치적 구호에 따라 군대 철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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