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양정님] 그날도 만나는 내렸더라

양정님(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그날도 만나는 내렸더라


밤새 큰 동풍이 불었다

검푸른 바다는 벽을 이루고

바람 끝에 마른 길을 열어 놓았다

말발굽 소리가 마른 땅을 채찍질한다

묵직한 어둠의 소리가 덜커덩거린다

죽음의 공포가 도망자들의 발꿈치를 짓누른다

붉은 깃발을 든 포식자들의

기이한 웃음소리가 검은 땅으로 가라앉는다

빛을 통한 동풍은 멎고

희고 고운 옷자락으로

구름 길을 드리우고

금빛 광채는 어둠 길을 트인다

욕심과 탐욕의 무덤이 곳곳에서 꿈틀거린다

더 높이 높이 울려라 더 큰 하늘님을 세우자

육식의 덩어리는 탐욕자들의 먹이가 되었다

그 아침도 동풍은 멎고

만나는 흰 눈처럼 내렸더라.


<해설>

시 예술의 가장 지고한 주제는 사랑이다. 사람 간의 사랑이나 신과 인간간의 사랑이나 사랑은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기독교 신의 인간에 대한 무궁한 사랑을 시적 주제로 구축한다. 그는 구약성경 출애굽기 14장에서 16장까지의 성서를 인유하여 시적으로 극화한다. 

여호와는 노예로 있던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 땅에서 자유케하고 애굽 군사들을 홍해속에 진멸시킨다. 그러나 이스라엘 인들은 광야생활을 하면서 물과 양식부족에 모세와 어호와를 원망한고 신의 사랑에 배반과 불순종으로 우상숭배까지 한다. 

그럼에도 여호와는 그들이 가나안 지경까지 이르도록 40년을 만나를 먹이시는 무궁한 사랑을 베푸신다.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에게서 오늘날 자본주의를 우상화하는 현대의 지구인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이 시의 모티프는 탐욕과 욕망의 노예인 현대인들의 불신앙적 행태에 대한 경고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여호와는 인간들에게 만나를 제공하시고 그들의 불순종을 용서하시는 무궁한 사랑을 보이신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신을 부정하고 물질에 탐닉하는 현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그 시적 모트프의 공고함으로 매우 주목되는 바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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