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 7개월만에 가석방 결정돼

"사면 아니라 아쉽지만…" 총수부재 해소에 삼성 안도

[이재용 가석방]9일 법무부 결정…삼성 '공식입장' 無

재계 "사면 아쉽지만…그나마 다행" 투자 활동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최종적으로 가석방 결정이 내려지자 삼성을 포함한 재계에선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겠다는 반응이지만 내부에선 '리더십 부재' 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점을 반기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6시49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최종 결정문을 발표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아 구속된 지 7개월여만에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는 것이다.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보낸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구치소를 빠져나올 예정이다.

이날 법무부의 발표 직후 연락이 닿은 익명의 삼성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 "그나마 총수가 수감 생활을 마치고 석방된 것 자체만으로도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허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법무부에서 열린 가석방심의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구치소를 빠져나올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7개월여만에 영어의 몸에서 벗어나게 된다. 2021.8.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삼성의 한 계열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진과 임직원 모두 정상적인 업무에 임하면서도 이 부회장의 복귀를 준비하는 모습"이라며 "인사, 투자, 사업전략 등과 관련해 밀려있는 현안 보고와 경영회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한 인사는 "지난해 10월 고 이건희 회장의 별세와 올초 이 부회장의 재구속 등으로 침체됐던 삼성의 분위기가 이번 가석방으로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삼성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복합적인 위기와 관련해 전략적인 대응 및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총수가 구치소가 아닌 경영 현장을 누비게 된 점은 재계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로 평가된다.

이날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 이전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청와대에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 법무부가 이 부회장에 대해 가석방을 발표하자마자 경총은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은 이러한 경영계의 입장과 국민적 공감대가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입장문을 통해 "기업의 변화와 결정 속도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이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으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허용해준 점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전경련도 논평을 통해 "우리경제의 위기극복 및 재도약에 대한 삼성의 견인차 역할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삼성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허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법무부에서 열린 가석방심의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구치소를 빠져나올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7개월여만에 영어의 몸에서 벗어나게 된다. 2021.8.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다만 재계에선 경영활동 확대에 제약을 받지 않는 특별사면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경총은 "가석방은 취업제한, 해외출장 제약 등 여러 부분에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며 "추후에라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도 "이 부회장이 사면이 아닌 가석방 방식으로 기업경영에 복귀하게 된 점은 아쉽다"며 "향후 해외 파트너와의 미팅 및 글로벌 생산현장 방문 등 경영활동 관련 규제를 관계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계 입장에선 이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끊길 뻔했던 글로벌 정·재계 네트워크 회복과 삼성의 대외 신인도 회복에 따른 국가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읽힌다.

특히 이 부회장의 수감생활로 최근 잇따라 하락했던 삼성의 대외 평판도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유력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Harris Poll)이 지난 5월 발표한 '2021년 기업평판 우수 100대 기업'(2021 Corporate Reputation Rankings 100) 명단에서 삼성은 31위를 차지했다.

2019년 7위까지 올랐던 삼성의 기업평판 순위는 2020년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로 22위까지 추락했고, 올해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31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1.8.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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