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신촌·한강 썰렁…4단계 앞 주말 '마지막 만찬'은 없었다
- 21-07-11
유동인구 크게 줄어든 모습…업주들 "한두팀 올까말까"
"불토 인파 몰릴까 겁나서 약속 취소"…거리두기 모습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전 마지막 토요일인 10일 오후, 서울 도심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전날(9일)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주말 사이 '마지막 만찬'을 즐기는 이들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거리나 식당은 대체로 붐비지 않았다.
사실상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혹시'하는 우려가 반영된 듯 보였다. 4단계가 적용되기 직전인 이번 주말이 오히려 더 방역에 취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읽힌다.
이날 저녁 찾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와 주요 매장들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설렁탕집과 덮밥집 등에는 손님 1팀만 있었고, 주인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중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금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힘든 상황에서도 그럭저럭 버텨왔는데 신촌·홍대 일대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 이후로는 하루에 한팀 두팀 올까 말까"라고 토로했다. 최근 경기 성남 영어학원의 원어민 강사가 마포구 홍대의 펍 형태 음식점에서 모임을 한 뒤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고깃집들은 창가를 위주로 좌석이 차 있었지만 이전 주말에 비하면 손님이 눈에 띄게 줄은 모습이었다.
인근의 홍대 상권은 신촌보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마찬가지로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약속장소로 늘 붐빈다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동남아 음식 전문점에는 손님이 한팀도 없었고 알바생들끼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소위 '맛집'들도 영향이 적지 않은 듯 했다. 손님이 꽉찬 곳도 있었지만 일부에 불과했다. 거리를 지나는 한 무리는 한 고깃집을 가리키며 "이 집도 사람이 줄었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촌·홍대 일대 식당은 한산했지만 배달 오토바이의 배기음은 끊이지 않았다.
여의나루역 한강공원 일대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말 저녁을 즐기고 있었지만 다른 주말보다는 돗자리간 간격이 넓은 모습이었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앉거나 누워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 보였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두고 시민들은 저마다 다른 마지막 주말을 보냈다. 관악구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감염이 전혀 걱정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백신도 맞았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주말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경의선 책거리에 산책을 나왔다는 직장인 최모씨(35)는 "오래전 잡아둔 저녁약속이 있었는데 취소하고 아내와 산책 나왔다"며 "'불토'를 보내려는 다른 사람들과 한 식당에 있다는 자체가 너무 불안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465명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지난 6일 역대 가장 많은 583명이 확진된 이후 전날까지 줄곧 5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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