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미국 집값…59만 달러에 내놓은 흉가 바로 '솔드아웃'
- 21-06-21
매매 사이트 올라오자 '인기 폭발'…7억 웃돈 제안도
미국 집값이 치솟자 일명 '지옥에서 온 집'이라 불리는 흉가마저 사흘 만에 약 6억원 이상에 팔려 화제다.
지난 18일 CNN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부동산 중개업체 '팰컨 프로퍼티 컴퍼니'는 미국 내 주택 수요가 급증하며 집값이 폭등세를 이어가자 지난 15일 '지옥에서 온 집'을 59만 달러(약 6억6000만원)에 내놓았다.
방 5개, 욕실 4개를 갖춘 이 집은 밖에서 보기엔 괜찮지만, 수년간 방치되면서 내부는 악취로 가득 찼다. 지하실 냉동고에 있던 고기가 부패해 썩은 냄새가 새어 나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집을 둘러볼 수 없을 정도다. 또 검은 스프레이로 낙서가 돼 있고, 죽은 동물 뼈가 발견되는 등 흉가 그 자체다.
앞서 이 집은 2019년까지 10년 동안 머물던 세입자가 있었지만,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처지가 됐다. 화가 난 세입자는 분풀이로 집 안 곳곳에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등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후 집주인은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압류될 위기에 처하자, 흉물 상태인 집을 그대로 매물로 내놨다.
그러나 집주인의 우려와 달리 이 집은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 올라온 뒤 75만건 이상 조회됐다. 아울러 20명 이상이 중개업자에게 매수 희망 의사를 밝혔고, 집을 직접 보지도 않고 62만5000달러(약 7억881만원)에 사겠다는 제안까지 들어왔다.
'지옥에서 온 집'이라 불리는 미국의 주택 매물 내부 모습. (CNN 갈무리) © 뉴스1 |
현지 언론은 이 집이 주변 시세 대비 가격이 낮은 데다 기본 뼈대가 튼튼해 수리만 잘하면 다시 쓸 만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 '인기 매물'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개업자는 집을 직접 본 사람에게만 팔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결국 이 집 주변에 사는 사람이 18일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사기로 해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악취가 나는 흉가는 매매 사이트에 내놓은 지 사흘 만에 팔리게 됐다.
경제매체 마켓인사이더는 "주택시장이 미쳤다"며 "투자자들은 어떤 종류의 주택에도 굶주려 있고 심지어 '호러 하우스'도 투자자들에게 횡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 수요와 공급 제한,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때문에 매수자들이 집을 검사하거나 둘러보는 것도 건너뛰고 현찰로 집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4월 평균 주택 가격은 34만1천6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택 공급 부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년간 신축 주택 공급이 예년보다 적어 미국 내 주택 부족 물량이 550만 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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