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에리언 "'비둘기' 파월 옳지만 2% 인플레 힘들다"

FT 기고 "국내외적 구조 변화로 인플레 2% 목표 부적합"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완화적) 어조를 취한 것은 적절했지만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도달할 가능성은 낮다고 월가에서 저명한 이코노미스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지적했다.

세계적 채권펀드 핌코를 이끌었던 엘 에리언 알리안츠 경제 고문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결연하게 비둘기파적 어조를 취하는 '서프라이즈'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완화적 뉘앙스를 풍긴 것은 "적절한 것으로 판명나겠지만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데이터상 미국 경제가 둔화중이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완화적 어조는 적절하지만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부터 제조업 지수, 소비심리지수까지 모두 예상을 밑돌았고 저소득층이 고물가 압박에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기업 보고가 늘고 있다.

하지만 엘 에리언은 미국 경제가 국내외적으로 많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2%라는 목표가 현재 경제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적으로 미국은 규제 완화, 자유화, 재정 건전성 규제강화, 산업 정책 및 만성적인 재정 완화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화가 파편화하면서 시스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들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효율성과 즉각적인 비용 효과보다 국가 안보와 회복력을 우선시하기 위해 공급망을 느리지만 확실하게 재편중이다.

결국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으로 고착화하는 현 상황에서는 매파적 정책 기조를 지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엘 에리언은 평가했다.

성장 약화로 인해 불평등이 심해지고 자원의 잘못된 배분이 일어나고 금융 불안정 위험이 커지는 등 불필요한 피해를 피하려면 매파적 기조를 지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더 직면한 더 큰 위험은 연준이 2021년 저지른 정책 실수로 인한 내부 트라우마와 대외 신뢰도 손상을 만회하려는 것처럼 인플레이션 2%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엘 에리언은 비판했다.

그는 "수 년에 걸친 구조적 변화의 의미를 인지하지 못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통화정책 관리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신흥 경제국들은 이미 평가절하된 통화가치가 무질서하게 약화하는 것을 우려해야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미 일본 경제와 금융 정상화는 지나친 엔저로 인해 방해받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어조를 환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책신호와 접근방식이 전략적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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