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부유한 나라"…트럼프, 방위비 증액 주장하며 또 주한미군 철수 시사

美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왜 우리가 누군가를 방어해야 하나"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위험한 위치에 4만명(실제는 2만8500명)의 군인이 있다"며 "그것은 말이 안 된다. 왜 우리가 누군가를 방어해야 하느냐. 우리는 매우 부유한 나라(한국)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한국이 갈수록 호전적인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저지하기 위한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워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동맹들에게 방위비 등의 증액을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재임 기간이었던 지난 2019년부터 이뤄진 제11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당시 약 9602억원이었던 기존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까지 연계해 한국을 압박했고, 이로 인해 당초 2020년 3월에 타결됐어야 할 11차 SMA 협상은 장기 표류했다. 결국 11차 SMA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2021년 3월에서야 타결됐다. 11차 SMA는 오는 2025년까지 유효하다.

한미 양국은 지난 1991년부터 SMA를 체결해 주한미군 주둔비용과 관련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하고 있다.

현재 한미 양국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오는 2026년부터 적용할 제12차 SMA 협상을 개시했다. 통상 종료 1년 전에 시작했던 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시작한 것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새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해 내년에 집권 2기를 시작할 경우 미국 측에서 새로운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와 관련해서도 "만약 돈을 내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유세 당시 국내총생산(GDP) 2%를 자국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에 "나는 당신네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타임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당시 발언이 "허풍이 아니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선 "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평등해지기 전에는 주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이 돈을 내지 않는데, 왜 우리가 돈을 내야 하느냐. 그들(다른 유럽 국가들)은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우리(와 유럽) 사이엔 바다가 있다.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에 중요하다는 대만 외교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공산주의 중국 지도자들은 "그런 일이 쉽게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대만 방어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있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다만 가자지구에서 3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사망하게 한 이스라엘의 대처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은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타임지는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모든 수입품에 10% 이상의 이른바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0%의 관세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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