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병원서 시신 약 300구 발견…"이스라엘이 파묘 후 집단매장"

유족들, 병원 부지에 묻어 놓고 피난…"이스라엘군이 파헤쳐 놨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하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집단 매장된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에 따르면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지난 3일 동안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한 의료단지에서 이스라엘군이 살해하고 매장한 시신 약 28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방위대는 칸 유니스의 나세르 의료단지에서 약 20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의료단지 안뜰에서 약 73구의 시신을 찾으면서 시신은 총 283구까지 늘어났다.

민방위대는 이스라엘군이 이달 7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에서 지상군을 철수한 후 칸 유니스의 병원 단지에서 수색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민방위대는 실종자를 약 400명으로 추산하고 지난 20일부터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이중 약 283구의 시신을 찾은 상황이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난 1월 사망한 가족들의 시신을 병원 부지에 묻고 피난을 갔다"며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칸 유니스에 돌아왔을 때 무덤이 파괴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스라엘군이 사망자 중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이스라엘인 인질을 확인하고자 무덤을 파헤쳐 DNA 검사를 했으며, 이후 시신들은 한 곳에 집단 안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2월 중순 나세르 병원 일대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지난달 26일에는 이스라엘 탱크와 장갑차가 병원을 포위하기도 했다.

수습된 시신 중 일부는 부패해 신원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고문당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야멘 아부 술레이만 칸유니스 민방위대장은 "시체 중 일부의 손과 발이 묶인 채 발견됐다"며 "이들이 생매장당했는지, 처형당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사망한 사람들의 집단 무덤을 발견했다"며 "우리는 민간인, 어린이, 여성에 대한 범죄를 파헤치기 위해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도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폐허가 됐다. 한 WHO 직원은 현장에 대충 묻힌 시신의 팔다리가 튀어나와 있으며 시신들이 부패해 악취가 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병원을 표적으로 삼는 이유에는 하마스가 이곳을 본거지로 삼고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중심으로 머물면서 지난해 10월 7일 납치된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 주장을 부인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연락하겠다"고만 답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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