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참상 세상에 알린 AP통신 앤더슨 기자 별세
- 24-04-22
종군 기자로 시작해 AP통신 입사…도쿄지국 파견 시절 광주 취재
헤즈볼라에 6년 넘게 인질 잡혀…"그 누구도 내 존엄 뺏을 수 없어"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직접 취재해 세상에 알린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기자가 2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최근 심장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앤더슨이 방문한 현장 중 상당수는 군이 주둔하거나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커리어의 시작도 군과 함께였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들어가 5년간 일본 오키나와·베트남 등에서 종군 기자로 복무했다.
제대 후에는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저널리즘과 정치학 학위를 따고 AP통신의 기자로서 디트로이트·루이빌·뉴욕·도쿄·요하네스버그·베이루트 등의 현장을 누볐다. 5·18 취재 기사는 그가 도쿄지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쓴 것이다.
그는 시아파 무장 단체 헤즈볼라에 1985년 납치됐다가 7년 만에 풀려난 인질로도 유명한데, 당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슬림과 드루즈족을 공격하며 미국산 무기를 사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
앤더슨은 2454일 동안 헤즈볼라 은신처 20여 곳에 끌려다니며 구타를 당하거나 사슬에 묶이는 고초를 당했다. 1년 정도 독방에 갇혀 지내기도 했는데, 동료 인질들과 감방 사이의 벽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소통했다.
그는 이때를 회상하며 "의지할 것 하나 없고 내 마음을 붙잡을 방법도 없었다"며 "그 누구도 내 자존심과 존엄성을 빼앗을 수 없으며 오직 나만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유일한 방어책"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AP통신사에서 인질 생활 끝에 생환한 테리 앤더슨 기자가 손을 흔들며 동료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오른편 기둥 벽에는 '억류된 테리를 석방하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1991.12.10 |
앤더슨은 1991년 석방된 후 은퇴할 때까지 뉴욕 컬럼비아·오하이오·켄터키·플로리다 대학교 등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쳤다. 이 밖에도 오하이오주 아테네에서 블루스 바를 운영하는가 하면, 2004년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오하이오주 상원 의원으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는 자신을 납치한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연방법원에 1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이란의 자산에서 추징한 26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지급받았지만 7년 후 파산하고 만다.
6살에야 처음 아버지 앤더슨을 만난 술로메는 "아버지의 삶은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극심한 고통으로 점철됐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조용하고 편안한 평화를 찾았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말년에 친구와 함께 베트남 아동 기금이라는 재단을 설립해 현지에 50개 이상의 학교를 세웠다. 언론인보호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서도 활동했다.
술로메는 "나는 아버지가 자신이 겪은 최악의 경험이 아니라 베트남 아동 기금, 언론인 보호위원회, 노숙자 퇴역군인 및 여러 놀라운 대의를 위한 인도주의적 활동을 통해 기억되길 원하셨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앤더슨은 떠났지만 그가 쓴 기사는 여전히 세상에 남아 있다. 한국에서도 그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데, 전남도청에는 그가 1980년 5월 22~27일 광주 현장에서 송고한 기사 등이 전시돼 있다. 당시 계엄령으로 한국 내에서 언론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것과 달리, 당시 광주의 상황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UW동아시아도서관, 김봉준 작가 초청 행사
- [기고-샘 심] 제44선거구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이유
- 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나그네 길에 길동무
- 샘 심 시애틀한인회 부회장도 워싱턴주 하원 출마한다
- 시애틀 영사관,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체 개최
- 한인2세들이 시애틀 영자신문 인수했다
- 미국프로축구 열린 시애틀 축구장서도 "Korea"
- 코리아나이트 행사 전‘코리안 푸드트럭’운영
- 시애틀영사관 청사 경비 및 청소용역 입찰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5일 토요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25일 토요산행
- 워싱턴주 태권도와 체육계 대부 윤학덕 관장 추모식 열려
- “워싱턴주 정부납품 원하는 한인분들 오세요”
- 시애틀통합한국학교 온라인 교사연수 실시
- “한인여러분, 부동산 매매 및 투자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 한인 비즈니스를 위한 안전세미나 성황리에 열려
- 시애틀영사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한다
- 구순 앞둔 성옥순시인 두번째 시집냈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정기연주회 매진임박 “20% 할인 혜택도”
시애틀 뉴스
- 빌 게이츠 전처 멀린다, 여성 인권단체에 10억달러 기부
- 시애틀지역 정신질환자 자연환경서 치료한다
- 시애틀서 가족부양하기 전국 '탑5'
- 시애틀지역 주민들 여행 선호지가 바뀌고 있다
- 시애틀 유명 정치로비회사 파산 모면했다
- 미국 대선 앞두고 국가부채 '부각'…"10년물 국채금리 10%"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이런 사람이 시의원이었다니…50대 전 바슬시의원, 20살 여자친구 살해
- 시애틀 여름축제 서막 '프리몬트 페어' 다음 달에
- “아번경찰관 총격은 정당방위 아니다”
- 시애틀에 처음으로 네덜란드식 자전거교차로 들어서
- 세인트 헬렌스 일부 등산로 평일 폐쇄한다
- 프레메라 가입자, 멀티케어 소속 병원서 치료 가능하다
뉴스포커스
- 반도체 초비상인데…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 선언한 삼성 노조
- '음주 뺑소니' 혐의 김호중, KBS '한시적 출연 금지' 처분
- 한 달간 복귀 전공의 122명 늘어…"복귀시 불이익 최소화 할 것"(종합)
- 전세사기특별법 등 4개 법안 재의요구 가닥…14번째 거부권 예상
- '尹-이종섭 통화' 의혹 급부상…채상병특검법 재추진 힘받나
- '대전역점 임대수수료 17% 못내' 성심당 발표에 네티즌 뜨거운 반응
- "아이 낳으면 최장 20년"…오세훈표 장기전세 입주 조건은?
- 인천공항 '1억 클럽' 눈앞…두바이·이스탄불공항과 어깨 나란히
- 삼양식품, 해외 '불닭'·국내 '맵탱' 투트랙 전략 통하나
- 서울서 코카인, 세종도 뚫렸다…하수처리장 '마약 지도' 충격
- 윤 대통령, 휴대전화로 국방장관 3차례 통화…그 사이 박 대령 해임
- 채상병 특검 결국 부결, 전세사기특별법 야당 단독 처리
- "대통령, 의료붕괴 책임자로 손가락질 받을 것…타협 절차 중요"
- '계곡 살인' 이은해 "그날 성관계 문제로 다투다 장난"…父 "천사였던 딸 믿는다"
- "골프채 손잡이로 남현희 조카 때렸다"…전청조, 아동학대 혐의 기소
- "소주 딱 한 잔만"…오늘부터 식당에서 잔술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