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美대통령 최초 형사재판 출석한 트럼프…'먹구름 낀 대선가도'

대선 출마 가능하지만 "유죄 땐 유권자들 판단할 것"

로저스 변호사 "열성 지지자들만으론 당선 어려워"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건국 이래,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피고인 자격으로 형사재판 법정에 출두하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이번 사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가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은 치열한 지지율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단 하나의 부정적 사건도 당사자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형사재판에 출석했다. 오전 9시 30분 시작된 재판은 약 7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 종료됐으며, 이 과정에서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판관 기피신청, 증인 채택 여부, 배심원 선정 등에 있어 신경전을 벌였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은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폭로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트럼프그룹의 자금으로 지급한 뒤 '입막음 비용'에 대한 회사 서류를 34차례에 걸쳐 조작한 혐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 외에도 또 다른 세 건의 형사사건에 휩싸여 있으며, 일련의 재판들을 대선 이후로 미루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네 건 중 성추문 입막음 사건은 유일하게 재판이 열린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 또한 여러 차례 지연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재판은 6~8주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가도에는 역시 먹구름이 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뉴욕대학교 법학 교수이자 미(美) CNN 방송 법률 분석가인 전직 연방검사 출신 제니퍼 로저스 변호사는 "미국 헌법의 대통령직에 대한 요건 세 가지 중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은 그중 하나가 아니다"며 "그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에) 출마할 수 있고, 여전히 승리할 수 있고, 여전히 통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만약 선거 전 여러 건의 재판을 받는 상황이었다면 다른 사건들의 혐의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이번 건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하지만 이번이 유일한 재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재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로저스 변호사는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유권자들은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그의 열성 지지자들은 신경 쓰지 않겠지만 열성 지지자들만으로는 (대선에) 당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투표를 하지 않거나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를 할 온건파 공화당원들과 무당파들이 충분히 있을 것이고, 그게 (대선에서의)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들어가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자신에 대한 기소와 재판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자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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