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F-35로 이란 핵시설 공격하나…"고통스러운 보복" 검토 중

'핵시설 타격' 성공 위험 높고 여파 크지만 주목되는 선택지

이란 고위 지휘관 겨냥·헤즈볼라 등 대리인 공격 등도 거론

 

이스라엘이 이란의 '보복 공습'에 대응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시기와 방식 등이 주목된다. 특히 방식 면에 눈길이 모이는 가운데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할 시 재보복을 천명한 바 있어 중동 지역의 긴장감은 계속해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은 '본토 직접 타격'이라는 전례 없는 공격에 맞서 적절한 대응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한 추가 공격을 요구하는 연정 내 극우 세력의 요청을 일정 부분 받아들여야 한다. 이란에 대한 억지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압박이다. 동시에 자제를 요청하는 동맹 및 우호국들의 요청도 감안해야 한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야당인 국민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서는 이란에 재보복을 하기로 결정하고 여러 보복 방식이 논의됐다. 방송은 "선택지들은 모두 역내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에는 고통스러운 방식"이라며 "전시 내각은 이 중에서도 미국 등 동맹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려 한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또한 이번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표적 목록'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메시지'는 보내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는' 보복을 고려 중이다. 선택지에는 이란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이나 사이버 공격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주목되는 선택지로 꼽히는 것은 역시 '이란 핵시설 타격'이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란의 '핵 야심'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핵으로 무장한 이란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지역 동맹국들에 위협이 될 것이란 명분도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첨단 F-35 전투기들의 폭격 등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과거 중동에서 핵개발을 막기 위해 관련 작전을 벌인 바 있는데 1981년에는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2007년에는 시리아 원자로를 폭격한 바 있다.

다만 이란의 핵시설 타격 시도는 위험도가 상당히 높은 것은 물론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이란의 가장 큰 핵시설 중 하나인 나탄즈 핵시설은 자그로스 산맥의 산비탈에 파묻혀 있는데, 땅속이 너무 깊어 미국산 최대 규모의 벙커 파괴 폭탄도 뚫을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란 핵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인해 앞으로 이스라엘은 이란 대리 세력들과 더 치열하게 대결할 수도 있다"며 "또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선거를 갖는 해인 만큼, 그들의 가장 큰 후원자(바이든)를 화나게 하는 정도로까지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선택지로는 이란의 고위 지휘관을 직접 겨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고위 지휘관의 사망은 '적의 심리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거 미 중부 사령부를 이끌기도 했던 은퇴한 미 해병 장군 프랭크 매켄지는 "이란은 지금 고도의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며 "지도자들은 벙커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을 수반하는 대응으로는 중동의 이란 대리인들을 목표로 하거나 이란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란의 대리인들은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예멘의 후티반군과 같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을 칭한다. 이들 단체가 사용하는 작전 지휘 센터나 고위 지휘관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다.

포린 폴리시는 그중에서도 헤즈볼라에 대해 "이란과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대리 집단"이라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훨씬 더 집중적인 군사 작전을 시작하기로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본부를 포함한 군사기지나 무기고까지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기나 드론(무인기) 공장을 목표로 하는 것은 이란의 군사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석유 수입이 이란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만큼 정유소와 같은 이란의 자산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북쪽 국경에서는 헤즈볼라와 갈등을 겪고 있고,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질서도 유지해야 하는 이스라엘로서는 선택에 따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균형 잡힌 대응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이란에 대한 대응 중 하나로 '하마스 완전 섬멸'도 거론되지만 이로 인해 민간인 사망자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면 이스라엘은 주요 동맹국들로부터 고립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장을 지낸 타미르 헤이먼 국가안보연구소(INSS) 소장은 CNN에 지난 13일 밤 이란의 공격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 요르단 등의 도움을 받아 저지된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효과적이고 중요하다"고 평하는 한편 "하지만 이로 인해 (이스라엘의) 대응 방식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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