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동맹국이었는데…이란-이스라엘, 언제부터 틀어졌나

역사 짚어보면…'굳건한 동맹국'서 '맹렬한 적'으로

팔레비 왕조 때 우호 관계…이슬람 혁명 후 깨져


한때는 '굳건한 동맹국'이었던 이스라엘과 이란은 이제는 '맹렬한 적'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영사관 공습 보복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5차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속 양국 관계는 언제부터, 왜 이렇게 틀어지게 된 것일까.

 

두 나라는 중동의 여러 갈등 국가들 중에서도 '대놓고 서로를 저격하는' 관계다. 이란 지도자들은 일상적으로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쓸어버리겠다고 위협해왔고, 이스라엘도 이에 지지 않고 이란에 '외교적 압박'을 가해왔다.

다만 재미있게도 양국은 영토 분쟁을 벌이기에는 멀리 떨어져 있고, 전쟁을 벌인 적도 없다. 더구나 이란은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 국가 수립을 선언하자, 튀르키예에 이어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나라다.

양국은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이 이란을 다스릴 당시 동맹국으로 거듭났었다. 팔레비 국왕은 친미(親美), 친서방 성향의 인사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 같은 것은 없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으로부터 석유의 40%를 수입했고, 이스라엘의 대외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팔레비 왕조의 비밀경찰 샤바크의 설립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은 팔레비 왕조를 무너트렸고 양국 우호관계 또한 산산이 깨졌다. 이란 혁명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주장하면서 반미(反美), 반이스라엘로 돌아섰다. 이스라엘을 예루살렘의 불법 점령자로 간주하는 등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양국 외교·상업적 관계도 단절됐으나, 한동안 비공식적인 상업 활동은 유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1980년부터 1988년까지 벌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약 1500기의 미사일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는 양국의 안보가 이라크의 핵 개발 추진으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는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인 관계로 흘러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로 일컬어지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는 1980년 이란을 주요 후원자로 삼아, 이스라엘에 대항해 무기를 든 최초의 팔레스타인 이슬람 조직으로 설명된다.

여기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레바논에 기반을 둔 시아파 이슬람 무장투쟁 조직 헤즈볼라 창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에 꾸준히 대항해왔다.

지난 2005년 이란에서 극보수주의자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그는 이스라엘을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아픈 기억인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신화'라고 묘사하기도 해 양국 긴장이 특히 더 고조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대통령 편에 서있는 헤즈볼라와 이란의 존재를 경계하며 이들을 상대로 수백 차례 공습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여겨지기는 하나, 이스라엘은 이란의 종교적·지역적 라이벌이자 오랜 적수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구축을 모색하기도 했다. 2020년 9월에는 사우디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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