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통제 못한 오타니 통역사…1만9000회 베팅, 557억원 잃었다

2년 간 건당 1700만원 베팅…빚 감당 안돼 도박업자에 압박도

오타니 계좌서 219억원 절취…美 검찰, 은행 사기 혐의 기소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는 '인생 난도'를 스스로 높였다.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의 '그림자'로 편안한 인생을 살 수 있었음에도, 도박에 빠지면서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이날 미즈하라를 은행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올 1월까지 총 4070만달러(약 557억원)를 잃었다. 건당 베팅 금액은 1만2800달러(약 1700만원)에 달했다.

AFP통신은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빠진 후 늘어난 빚에 힘겨워하는 과정을 상세히 전달하기도 했다.

미즈하라는 도박업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여러 차례 신용 증가를 요청했다. "돈을 갚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도박업자를 안심시키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2022년 12월 도박업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는 "한 번 만 더 신용을 증가해 주기를 요청한다"면서 "미국으로 돌아가 돈을 갚기 전 마지막 요청이라고 엄마에게 맹세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빚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미즈하라는 도박을 끊지 못했고, 2023년부터는 연락도 뜸해지면서 도박업자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도박업자는 그해 11월 미즈하라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타니를 언급했다. 그는 "뉴포트 비치에 왔는데, 오타니가 자신의 집 근처에서 개를 산책시키고 있는 것을 봤다"면서 "(미즈하라) 당신이 응답이 없으니 오타니에게 가서 어떻게 연락할지 물어봐야겠다"고 했다.

미즈하라는 그제야 도박업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가상화폐에 투자해 많은 돈을 잃어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돈을 갚기 위해선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이후 미즈하라는 모든 것을 체념한 모습이었다. 그는 도박업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가 오타니에게서 훔친 것이 맞다. 모든 게 끝났다"고 인정했다.

미즈하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빼돌렸고 이를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은행 측에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이거나 계좌에 연결된 신상정보를 모두 자신의 것으로 변경하는 등의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미국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야구 경기에 도박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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