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러시아에 우크라 땅 일부 넘기는 종전안 구상"

트럼프 "우크라 주민들, 러시아 일부 되어도 괜찮을 것"

전문가들 "세계 질서 문제인데…영토 분쟁으로만 생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넘기는 방식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구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자신이 오는 11월 대선을 통해 재집권하게 된다면 24시간 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해왔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측근들과의 논의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돈바스 국경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하도록 압박함으로써 전쟁을 종식하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고, 2022년에는 돈바스의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와 더불어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개 주를 러시아의 새로운 영토로 편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모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일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의 공격 억제를 위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제공 방침과도 완전히 배치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 해당 문제를 논의한 인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체면을 살리고 싶어하고 탈출구를 원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의 일부가 되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영토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언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러시아가 향후 재무장을 하고, 적대 행위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 없이 휴전을 하고, 영토를 교환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더 나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분석가 마이클 코프먼 또한 "미국이 아무리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할지라도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정치적 자살에 해당하는 정책에 참여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한 쪽이 기꺼이 손을 내밀면 상대방은 나머지 팔을 매우 빨리 원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피오나 힐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이 문제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만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 문제를 유럽 안보의 미래와 더 나아가 세계 질서 전체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영토 분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했다고 WP는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에 대한 모든 추측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는 익명의 정보원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만이 살인을 멈추겠다고 말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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