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들 생각하는 것은 공산주의 아닌 기독교 핵심"…교황 회고록

프란치스코 교황 회고록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 출간

 

가난한 사람들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이 공산주의자여서가 아니라 빈자들을 중심에 두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어서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선거)에서 자신이 선출된 후 자신의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정하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프란치스코는 '빈자들의 성인'으로 불리는 13세기 가톨릭 성인이다.

취임 11주년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고록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하퍼콜린스)를 최근 펴냈다. 취임 직후부터 가톨릭 개혁의 아이콘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보수 교단의 반발을 많이 샀다. 16일 이탈리아 매체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미국과 유럽에서 출간될 이 책을 입수해 주요 내용을 발췌 보도했다.

발췌한 내용에 따르면 교황은 학창 시절 공산주의자인 한 선생님에게서 감화받았다. 교황에 따르면 그 여성은 굉장한 사람이었고 "나는 그에게 정말 많은 빚을 졌다. 그는 진정한 공산주의자이자 무신론자였지만 존중심이 깊었다. 자기 생각이 있었지만, 결코 신앙을 공격하지 않았고 나에게 정치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했다. 이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복음의 깃발이며 예수님의 마음 안에 있다"고 강조했고 "기독교 공동체에서는 모두 다 같이 공유하는데 이것은 공산주의가 아닌 순수한 기독교 상태"라고 설명했다.

베네딕토 교황을 이을 교황으로 콘클라베에서 추대된 날에 관해서도 썼다. "연설할 준비가 되었나"고 여러 명이 묻고, "폐가 없다는 게 사실이냐"고 한 추기경이 물어 자신이 교황이 될 것을 눈치챘다고 했다. 교황은 어린 시절 심한 폐렴에 걸려 오른쪽 폐 일부를 잘라냈다. 그리고 세 번째 투표에서 자신의 승세가 굳어졌을 때 브라질 출신 추기경이 다가와 키스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순간 자신의 교황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했다고 했다.

여러 차례 병으로 입원했던 그는 "걱정하지 말라. 교황이 병원에 있으면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신문을 통해 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콘클라베를)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다행히 힘든 순간에도 사임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고 썼다.

젊은 시절에 한 여인에게 매료되어 일주일간 기도하기도 힘들었던 경험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과거에 이미 여자 친구가 있었다. 호텔 업종에서 일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매우 사랑스러운 소녀였다. 그런데 삼촌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한 소녀가 눈에 띄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교황은 결혼식에서 본 그 소녀가 "정말 아름답고 똑똑해서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일주일 동안 항상 그의 모습이 떠올라 기도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운 좋게 그가 떠났고, 나는 내 소명에 몸과 영혼을 바쳤다"고 토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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