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혁신"…美 연구진, 피부에 입혀도 작동하는 집적회로 개발
- 24-03-14
그물망 구조 탄소 나노튜브 기반…1㎠ 안에 2500개 센서 등 집약
손끝 10배 민감 촉각 센서·60Hz 주사 초소형 LED 화면 등 구동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피부에 이식해도 조직 손상없이 고성능을 발휘하는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초민감 촉각센서나 초소형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돼 웨어러블 기기 등을 혁신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이런 연구 내용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4일 발표했다.
이번 집적회로는 그물망 구조를 띤 탄소 나노튜브를 기반으로 한다. 트랜지스터 및 회로는 이 기판 위에 패턴화됐다. 통상 반도체로 쓰이는 실리콘과 달리 잘 깨지지 않고 구부려져도 작동된다.
생체 이식 전자기기에 활용될 경우 몸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판이 생체 친화적인 물성을 띠더라도 소자 본연의 회로 성능 역시 중요하다. 10년간 관련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이전 개발품보다 크기를 5배 줄이면서도 1000배가량 회로의 처리 속도를 높였다.
연구를 주도한 바오 저난 스탠퍼드대 박사는 "(이번 집적회로는) 다층 구조를 띠는데 한 층이라도 작동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다"며 "새로운 재료에 걸맞은 회로 구조를 설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500개 이상의 센서 및 트랜지스터가 1제곱센티미터(㎠)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점자를 읽는 등에 활용되는 '능동 매트릭스 촉각 배열'을 제작했다. 시연에서 보인 성능은 사람 촉각보다 10배 민감한 수준이었다. 사람이 한 번에 한 점자 단어만을 인식하는 것과 달리 이 장치는 한 번에 여러 단어를 인식해 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우 찬 스탠퍼드대 박사는 "뇌-근육 간 신호를 미세하게 감지해 차세대 뇌-기계 연결 인터페이스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전력 효율은 60헤르츠(Hz) 주사 초소형 LED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 등의 화면 구현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소자의 양산 등 상용화에도 신경 썼다.
연구진은 "쓰이는 재료는 다르지만 (이번 소자의) 제조 및 공정은 기존 디스플레이 제작 환경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며 "제조 업계에서 추가로 미세 조정을 한다면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적 특성의 신뢰성을 높이는 게 숙제로 남았다. 이번 집적회로는 여전히 신체 움직임 등에 의해 전기적 특성이 영향을 받는다.
연구진은 소자에 액체 보호막 등을 씌워 이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연구를 주도한 바오 저난 스탠퍼드대 박사(스탠퍼드대 홈페이지 갈무리)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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