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두개골까지 드러나…가자 참상 몸으로 알린 소년 결국 하늘로

가자지구 남부 알아우다 병원서 눈 감아

2세 미만 아동 15% 심각한 영양실조…사산아도 늘어

 

계속되는 가자지구 전쟁 속 영양실조로 뼈만 앙상하게 남아 전 세계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만든 팔레스타인 소년이 끝내 사망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소년 야잔 카파르네(10)가 지난 4일 영양실조로 결국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파르네는 지난달 25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알아우다 병원에 입원했다. 카파르네의 주치의 야브르 알 사예르는 입원 당시 카파르네가 영양실조와 폐렴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카파르네는 선천적으로 면역 체계가 약했는데, 이를 더 악화시킨 건 부족한 식량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카파르네의 가족들은 전쟁이 발발하며 식량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전쟁 전 계란과 바나나 등 부드러운 음식으로 카파르네의 고영양 식단을 챙겼는데, 전쟁 후 계란은 옥수수 반죽으로 만든 빵으로 대체됐다고 전했다. 설탕 가격이 치솟았음에도 바나나를 대체할 단 음식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먹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공개된 사진에는 극도로 말라 뼈만 남은 모습으로 병상에 누운 카파르네의 모습이 담겼다. 수액을 단 채 동공에 초점이 없는 카파르네의 사진으로 가자지구 내 기근의 심각성이 알려지기도 했다.

구호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사람이 200만 명에 이르며 카파르네의 죽음은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달 통계에 따르면 2세 미만의 가자지구 어린이 중 약 15%가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아동 최소 20명이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중 2명은 태어난 지 이틀도 되지 않은 갓난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양 부족으로 인한 산모들의 사산도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 알아우다 병원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영양실조에 걸린 산모들이 사산아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가자지구는 식량과 구호 물품 조달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가자지구에 도착한 구호 물품 트럭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700명이 부상했다.

지난 5일에도 세계식량계획(WFP)의 식량 호송 트럭은 이스라엘의 거부로 가자지구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다가 구호품을 약탈당했다. 유엔의 주요 기관들은 가자 주민들의 약탈, 이스라엘군의 규제, 도로 상태 등을 이유로 구호 물품 전달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자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에 더 많은 조처를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해상 부두를 설치하고 식량과 구호품을 수송할 상륙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특히 북부 지역에 보다 원활하게 구호를 제공하도록 지속적이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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