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늦추는 병원들 "일정 조정 불가피"…'의료대란' 시작됐나

'빅5' 병원 필두로 전공의 집단사직, 전국 병원으로 확산
중증·응급 고려해 수술 최소한 진행…환자들 피해 커질까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결심하면서 현장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들이 수술, 진료보조 등 필수의료 업무 핵심을 맡아왔기 때문에 암수술 등이 취소, 연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이날까지 전원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로 근무를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부터 소아청소년과 1~3년 차를 포함해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제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일부 진료과 수술은 50% 축소했지만, 외래진료와 응급실은 정상 운영 중"이라며 "임상 진료과별 전공의 사직률이 실시간으로 확인되지는 않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은 '전공의 전원사직'이라는 최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대다수 병원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각 진료과별 안내에 나섰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19일 오전 현재 전공의들이 정상 근무하고 있다"면서도 "단체행동이 예고된 만큼 진료과별로 응급과 중증도를 고려해 진료, 수술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오늘 기준으로 (예정된 수술이 비공식적으로) 10% 줄었다. 20일부터는 감축 폭이 15~20%로 커질 것"이라며 "입원, 검사, 수술 순으로 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라 전공의들 둔 병원 대다수는 진료, 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전북 전주의 전북대학교병원 20개과 전공의 189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전북대병원은 앞으로 중증과 응급 환자 위주로 비상 진료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기도 소재의 한 상급종합병원의 필수 진료과 교수는 "당장 수술은 바로 줄이고 있고, 내과는 교수들의 당직 표를 만들었다"며 "전국 대다수 병원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봐도 된다"고 했다.

집단사직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수술을 받을 수 있느냐"는 환자들의 우려도 클 전망이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받아야 하는데 미뤄진다면 예정 날짜조차 가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는 지난 주말 일부 환자에게 암 수술 연기를 안내하고 수술이 취소된 환자를 퇴원시키기도 했다.

암센터 관계자는 "원거리 거주자라, 혹시 몰라 연기 공지를 한 것 같다"면서도 "각 병동에서는 신속대응팀을 추가 운영해 간호사가 전공의 업무 중 처치 전담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재까지 수술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진료에 큰 차질을 빚을 만큼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병원이 평상시 진료과별로 수술 스케줄을 조정하니 전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몇몇 사례를 확인해 본 결과 아주 급하지 않은 수술이나, 항암치료와 수술 간 일정을 바꾸는 경우였다. 진료는 연속되면서 일정이 조정된 경우"라고 확인했다.

정 정책관은 "1~2주 이내에 새롭게 스케줄을 잡아주는 식으로 운영한다. 수술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진료에 큰 차질을 빚는 정도는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복지부는 일정이 조정됐을 환자 일부는 대학병원에서의 치료가 연기되거나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더라도 큰 문제 없이 진료받을 수 있는 환자라고 보고 있다.

또 이런 경증 또는 비응급 환자의 경우, 잔류 전공의들이 많은 병원이나 인근 종합병원 등으로 적극적으로 연계해 전원 또는 치료 기회를 제공할 체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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