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검, '바이든 기밀문건 유출' 불기소…트럼프 "이중잣대" 반발

한국계 허 특검, 기밀문건 고의 유출 확인되나 '기소 대상 아니다' 결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시절 기밀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해 온 특검이 바이든 대통령이 의도적으로(willfully) 기밀문서를 보관하고 있었지만, 기소 대상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로버트 허 특검은 8일(현지시간) 수사를 종결한 뒤 공개한 388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후 민간인 시절 기밀문건을 고의적으로 보관하고 공개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허 특검은 그러나 "우리는 그 증거가 합리적인 의심 이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하지못한다고 결론지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이라 할지라도 이 사안에 대해 형사 고발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중간선거 직전 워싱턴DC내 개인 사무실에서 그의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가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뒤늦게 나오면서 불법 문서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수사당국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자택 등에서도 추가로 기밀문건들이 발견됐다.  

해당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마러라고 자택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서한 등 다수의 기밀문건을 유출해 불법적으로 보관해 오다 연방수사국(FBI)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논란이 된 이후에 벌어져 관심이 집중됐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무실과 자택에서 그의 노트와 함께 90개의 문서들을 확보했고, 이중 약 50건에 기밀 표시가 돼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출했던 문건 중에는 아프가니스탄의 군사 및 외교 정책에 관한 문서와 민감한 정보 출처와 방법들이 포함돼 있는 국가안보 및 외교정책 이슈에 대한 자필 문건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건들을 잠금 장치가 해제된 서랍에 보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가니스탄 관련 문건과 관련해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군대 증파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아 보낸 편지도 있었다고 한다.

허 특검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수많은 측면에서 합리적인 의심 이상으로 배심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검찰에 불리하게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매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건 유출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지난해 1월 전직 검사 출신인 한국계 허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검 보고서 공개 직후 성명을 통해 "특검이 나의 추론과 동일하게 이 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에 도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사우버 백악관 대통령 특별 고문도 별도 성명을 통해 "단순한 진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밀 정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특검 보고서에 나온 부정확하고 부적절한 지적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특검이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 즉 어떠한 혐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확고한 사실과 증거에 기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서유출 혐의로 특검에 의해 형사 기소된 데 반해 바이든 대통령이 비슷한 사안으로 불기소 처분된 것은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중 잣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대선 캠프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적 정의 시스템과 위헌적이며 선택적인 기소가 이제 증명됐다"며 "바이든 문서 사건은 내 것보다 100배나 다르고 더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50년 치의 문서를 갖고 있었다. (문서 규모도) 나보다 50배나 더 많이 갖고 있었으며 이를 '의도적으로 보관'했다"면서 "나는 잘못한 게 없고 훨씬 더 협조했다. 내 경우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적용됐으며 주변에 항상 비밀경호국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검을 거론하면서 "미친 잭 스미스는 이 사건을 즉각 취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 등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인 시절 고의적으로 기밀자료를 보관하고 공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기소한 "이중 기준"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다만, 허 특검이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종종 기억과 회상에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허 특검은 보고서에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는 재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인터뷰할 때와 마찬가지로 배심원단에 자신을 동정심이 많고 선의가 있으며 기억력이 좋지 않은 노인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노쇠해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면 "대통령이 되기에도 너무 노쇠하다. 조 바이든은 이 나라를 이끌기에 부적합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우버 고문 등은 "과잉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해당 표현이 사실에 뒷받침되지 않으며, 적절하지도 않은 용어가 사용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에 대한 설명을 재검토하고 전문 지식과 소관 범위 내에서 진술되도록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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