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법인 등록지 '텍사스' 이전 주주 투표 '산 넘어 산'

머스크, 74조 스톡옵션 '무효화' 판결에 법인 이전 제안

"SEC 추가 공시 요구 가능성…투표 절차 최소 40~60일"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법인 등록지를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옮기는 것을 놓고 주주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밝혔다.

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플랫폼 X(트위터)에 "테슬라가 즉시 법인 소재지를 텍사스로 이전하기 위한 주주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명백히 텍사스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X 여론조사에서 110만 명 중 87.1%가 테슬라의 법인 설립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답했다.

머스크의 이번 제안은 델라웨어주 법원이 560억달러(74조원)에 달하는 머스크의 스톡옵션 기반 보수계약이 이사회의 부적절한 승인에 따른 것이었다며 보수 계약을 무효화한 데에 대한 대응이다.

최근 델라웨어 주법원 판사는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의 보상금이 과도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주주들의 손을 들어 줬다. 머스크는 2018년 CEO 고용계약 당시 월급이나 상여금을 전혀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실적에 기반해 테슬라의 시가총액과 주가가 단계별 재무목표를 달성하면 12개의 스톡옵션(테슬라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받기로 했다.

문제는 테슬라 이사회가 16개 재무 목표 중에서 12개만 달성됐는데 주식옵션이 모두 승인했다는 점이라고 주주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테슬라는 텍사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머스크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의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오스틴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법인 등록지 이전 관련 투표를 강행할 경우 주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로이터가 인용한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머스크가 자신의 보수를 보장받기 위한 조치로 법인 등록지 이전 투표를 진행하면 투자자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법인 등록지 이전을 위해 테슬라의 관리 규정을 변경하는 데 필요한 지원 수준에 대한 논쟁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특정 변경 사항은 주주의 3분의 2의 지지가 필요하다. 테슬라가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조항을 변경하지 않는 텍사스 법률을 채택한다면 단순 과반수 찬성으로 텍사스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툴레인 대학교 로스쿨의 앤 립튼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추가 공시를 요구해 절차를 늦출 수 있고 주주 투표 절차를 마련하는 데 최소 40~60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립튼 교수는 지적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법인 설립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버드비즈니스서비스'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65% 이상과 미국 전체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델라웨어에 법인 설립을 한다. 델라웨어주의 기업 친화적인 법률 체계와 세금 정책에 때문이다.

델라웨어의 기업법은 경영진에 더 큰 제약을 가하고 투자자를 더 보호하기 때문에 델라웨어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 데 더 저렴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거래에서 1%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2023년에 두 배 이상 뛰었지만 새해 들어 전기차 수요부진 우려에 25% 가까이 추락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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