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기부자 MAGA에서 영구 배제?…"그럼 더 기부" 반발 움직임

트럼프 '영구 배제' 경고에 반발심 갖는 유권자 모금 증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유권자들이 그의 공화당 내 경쟁 상대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에 저항하는 기부자들'에 힘입어 다음달 24일 있을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지난 주에만 400만달러(약 53억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지금부터 새대가리(헤일리 전 대사)에게 기부하는 이들은 누구든지 MAGA 캠프에 들어오는 것이 영원히 금지된다"고 경고했지만, 오히려 그 이후에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온라인 모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다.

헤일리 전 대사는 비록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연이어 패배했지만, '헤일리 기부자'들을 영구 배제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으름장이 반발심을 자극한 셈이 됐다.

이런 반발심을 나타내기 위해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대책본부는 "영구 금지"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팔기 시작했고 1만5000장이 팔려 나갔다.

미국 공화당의 큰손 중 하나인 억만장자 켄 그리핀도 지난 30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다. 그리핀은 지난 1월 헤일리의 선거 운동을 돕는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에 500만달러(67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회사 시타델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리핀은 "헤일리는 엄청난 지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외교적 업적과 정책 기조는 미국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면 선거를 압도할 것이라면서도 경선 승리 가능성이 8주 전보다는 줄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인당 기부금이 3300달러에서 1만6600달러로 제한되는 뉴욕시의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월가 억만장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헨리 크래비스, 켄 랭곤, 클리프 애스니스가 공동 주최자로 참여한다. 헤일리 선거대책본부는 이곳에서 약 150만달러 이상을 모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2주 동안 헤일리 전 대사는 플로리다 남부와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지에서 10회 이상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연다. 31일 플로리다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팜비치에서 열리며,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행사는 스타우드캐피털그룹의 배리 스턴리히트가 공동 주최자로 나선다.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과 초당파 유권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방" 경고에 화가 나 있다고 WSJ는 전했다.

2016년까지 공화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힌 매사추세츠 출신 헤일리 지지자 제임스 호프먼(62)은 WSJ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들을 공화당에서 이탈하도록 만들었다"며 "헤일리 기부자를 공격한다고 마가에서 쫓겨나든 말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두 경선에서 패배했으나 적어도 10여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3월5일 '슈퍼 화요일'까지는 선거운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주지사로 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30%포인트(p) 이상 뒤처져 있다. 헤일리 지지자들은 2월27일 미시간주 경선 승리를 기대하고 있으나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려 50%p 이상 밀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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