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위장 이스라엘 군인들, 병원서 하마스 3명 사살…국제법 위반 논란

서안지구 병원 급습…"테러 계획하던 대원들 제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병원에서 학살 저질러"


의료진과 환자로 위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한 병원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다.

이를 두고 하마스 측에서는 이스라엘이 의료시설에서 "학살"을 저질렀다며 비판하는 가운데 이번 작전이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첩보기관 신베트, 국경수비대와 합동 작전을 진행해 서안지구 제닌의 이븐시나 병원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 모하메드 잘람네와 함께 형제인 바질과 모하메드 가자위를 제거했다며 이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이 병원을 은신처로 삼아 활동해 왔다며 병원에서 잘람네의 것으로 보이는 권총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마스가 민간 시설과 병원 등을 피난처로 사용하고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는다는 증거다"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역시 성명을 내고 숨진 3명이 하마스 대원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후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보건부는 당시 상황이 담긴 병원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스라엘 특공대원 여러 명이 무슬림 여성처럼 보이기 위해 히잡을 쓰거나 의료진 가운을 입고 소총을 든 채로 병원에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접이식 휠체어를 들고 움직이거나 의료용 마스크, 수술복 등을 착용한 채로 건물을 수색하는 대원들도 있었다.

이에 PA 보건부는 유엔에 의료시설 보호를 요청하며 "이스라엘군이 병원에서 새로운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니지 나잘 이븐시나 병원장도 "여긴 병원이다. 모든 종류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곳이다"라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병상에서 잠자는 동안 머리에 총을 맞아 사살됐다며 이중 바질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군 드론 공격으로 척추가 손상돼 부분적 마비 증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대원 중 한 명이 사용했던 침상에 총격으로 구멍이 뚫리고 피가 흥건한 배게의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이번 작전을 두고 국제법 위반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텔아비브대학의 국제법 전문가인 엘리아브 리블리히는 병원은 국제법에 따라 전시에도 보호받아야 하지만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공격이 면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살된 대원이 실제로 마비 증상으로 전투 불능 상태였다면 국제 관습법에 따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국제인도법에 따라 병원과 의료진은 항상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라며 "관계 당국과 소통하며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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