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직원, 이스라엘 여성 납치 및 시신 탈취 가담" 파문 확산

로이터·FT 이 정보기관 내부문건 입수… "키부츠·음악축제 학살에도 관여"

"하마스 대원 190명 UNRWA 직원 위장"…지원금 끊은 공여국 12국으로 늘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직원들이 받는 구체적인 피의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미국과 공유한 6쪽 분량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문제의 직원 중 1명은 기습 당일 여성을 납치하고 다른 1명은 살해된 군인의 시신을 탈취하고 하마스 무기를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12명의 UNRWA 직원 중 7명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직접 참여했고 나머지 5명은 기습 전날 가자지구 내 군사시설에서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가자 장벽을 넘은 직원들은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집단농장)와 노바 음악축제에서 벌어진 주민 학살에 일조했다고 한다.

이들 중 9명은 UNRWA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FT에 말했다. 이 외에도 190명의 UNRWA 직원이 하마스를 비롯한 각종 이슬람 무장단체에서 훈련을 받은 전투원이라는 게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정보당국은 관련 문건과 신분증을 대조해 이같은 피의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전해진다.

UNRWA의 범죄 의혹은 지난 26일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당국은 연루 직원 12명에 대한 명단을 유엔과 미국에 공유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들의 자세한 혐의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스라엘은 수년간 UNRWA를 상대로 하마스 지원에 앞장섰다고 비판했지만, UNRWA는 이를 억측이라고 부인해왔다. 

의혹이 불거지자 UNRWA에 지원 자금을 보태던 주요국들은 진상 조사를 촉구하며 추가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 26일 미국과 호주, 캐나다를 시작으로 이튿날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가 자금줄을 끊었다. 28일에는 프랑스, 29일에는 일본과 뉴질랜드가 지원 중단 행렬에 동참했다.

지원 중단 의사를 밝힌 공여국이 12국으로 늘어나면서 유엔의 팔레스타인 원조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문제가 된 직원들을 즉각 해고하고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책임자 엄벌을 약속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일부 개인의 범죄 혐의 때문에 지역 사회 전체를 제재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1949년 설립된 UNRWA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교육, 의료 및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벌여왔다. 직원 1만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난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 보복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UNRWA에 대한 현지 주민의 의존도는 더욱 커진 실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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