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검사만 계속 했는데…" 바이러스 간염 날벼락

증상 감기와 비슷해 병 진행된 후 병원 찾는 경우 많아

B형은 간경화·간암까지 유발…항체 없다면 백신 맞아야


"애먼 코로나19·독감 검사만 며칠 내내 했어요, 간염인 줄도 모르고."

A씨에게서 감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일주일 전. 고열에 근육통이 나타났고 소화불량, 속 울렁거림, 구역 등의 증상도 보였다.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병원에선 최근 유행하는 독감과 코로나 검사를 해보자고 권유했지만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이대론 안 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큰 병원을 찾아 피검사, CT 검사 등을 한 뒤 A형 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부터 E형까지 5가지로 나뉘는데 우리나라 국민이 흔히 걸리는 간염은 A형, B형, C형 간염이다.

이 바이러스성 간염은 형태에 따라 전파 방식, 진행 속도, 치료, 예방법이 다르다.

A형 간염의 경우 3~4개월 정도면 다 호전되는 급성 간염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된 감염경로는 분변-경구 감염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대변을 통해 배출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실온에서도 몇 개월 이상 생존할 수 있다.

김영석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는 "A형 간염은 한국인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두통, 고열, 소화불량, 메스꺼움, 구역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황달이 발생한다"며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 치료하지 않다가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A형 간염은 적절한 영양 공급과 휴식으로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1% 미만으로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해 간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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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B형이나 C형 간염은 6개월 이상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 간염으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문제는 간염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간경화, 간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인데 우리나라 간세포암종 원인은 B형 간염이 65%, C형 간염이 10% 이상으로 알려졌다.

B형 간염이 산모에게서 태아로 수직 감염이 됐을 경우에는 90% 이상 만성 간염으로 넘어가지만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성인이 된 후 B형 간염에 감염되는 경우는 5~10% 정도인데 이 경우도 증상은 거의 없다.

전호수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형 간염이 처음에는 급성 간염 형태로 나타나 열이 나거나 근육통, 복통 등 감기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고 이런 증상들은 일단 호전이 된다"며 "하지만 B형 간염은 만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 증상이 없다"고 말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면 간경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간경화가 없다고 해도 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간 기능이 나빠지거나 바이러스가 증식했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증상이 발생했다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때는 출혈이나 황달, 의식 저하와 같은 심각한 증상들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생기게 되면 B형 간염이 상당히 진행한 후라고 볼 수 있다.

전 교수는 "B형 간염은 보통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을 잘 안 오게 되고 병을 키워서 오는 환자가 많다"며 "B형 간염 보균자(비활동성 만성 B형 간염 환자)라면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하며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를 먹는 것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약을 먹게 되면 바이러스가 혈액 내에서는 관찰이 잘 안될 정도로 효과가 좋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먹는다고 해도 B형 간염 항원이 없어지는 경우는 1년에 약 1% 정도이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평생 먹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 교수는 "약을 먹게 되면 바이러스 항원이 완전히 없어지는 기능적 완치가 1% 정도로 아주 낮고 완치가 됐다고 해도 남자이거나 간경화가 있거나 50세 이상인 경우에는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항원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나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A, B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돼 있어 항체를 형성해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B형 간염 예방 접종을 해도 5~10%는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

전 교수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 자체가 안 생기는 사람이 있고, 항체가 생겼는데도 빠르게 소실돼 나중에 검사를 해보면 항체가 없는 걸로 나오는 사람이 있다"며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데 젊은 나이일수록 항체가 잘 생기고 40세가 넘어가면 항체가 덜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항체가 생긴 뒤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는 이미 항체가 생겼던 과거력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면 몸에서 기억을 하고 B형 간염을 막아내는 항체를 만들어 내 굳이 재접종할 필요는 없다.

전 교수는 "접종을 여러 번 해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것은 선천적으로 항체가 잘 안 생기는 사람이라고 보고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게 예방과 위생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며 "B형 간염이 진행하게 되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화가 먼저 진행을 하고, 가장 첫 증상인 복수가 차게 되면 상당히 예후가 나쁘고 간암이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증상이 생기기 전에 반드시 내원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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