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울린 '징역 100년' 한인의 비극…앤드루 서, 극적 조기 석방
- 24-01-28
2세때 이민…부모 잃고도 명문고·대학 장학생 진학
"동거남이 학대" 유산 노린 누나 거짓말 속아 살인
어머니 재산을 독차지하려던 누나의 꾀임에 속아 살인을 저질러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재미 교포 앤드류 서(50·한국 이름 서승모)가 30년 만에 조기 석방됐다.
앤드류의 석방은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교민들을 중심으로 펼친 '사면 청원'과 앤드류가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는데 힘입은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매체들은 앤드류 서가 26일 오전 9시 45분쯤 수형 중이던 미국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전했다.
그가 출고하자 사면 운동을 펼쳤던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은 두부를 건네며 축하했고 시카고트리뷴은 "이는 지난 30년 동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다는 의미로 주는 한국의 전통이다"고 전했다.
앤드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정말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앤드류 서의 비극은 2010년 '서의 집'(The House of Suh)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다큐는 필라델피아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최우수 다큐, 샌디에이고 아시안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햄튼 영화제에서 심층탐사보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앤드류 서 등 이민 가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공감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씨는 두살 때인 1976년, 5살 위인 누나 캐서린 서와 함께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갔다.
서씨는 11살 때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세탁소를 운영하던 어머니마저 2년 후 강도에게 살해당한 뒤 누나 캐서린에게 의지해 살았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씨는 유명 사립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지냈으며 미식축구 선수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쳐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2학년 때인 1993년 가을 서씨는 '동거남이 엄마를 죽였고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라는 누나의 하소연을 들었다.
엄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켜야겠다고 믿은 서씨는 그해 11월 11일 누나 지시대로 집 차고에 숨어지내다가 누나의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살해했다.
서씨는 곧장 체포됐고 누나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당시 검찰은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보험금 25만 달러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고 앤드류 서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누나가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며 엄마를 죽인 범인이 누나라는 주장을 펼쳤다.
앤드류 서는 1995년 100년형을 선고받고 항소, 80년형으로 감형받았다.
교민들은 서씨의 사연을 딱하게 여겨 2002년, 2017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일리노이주 정부에 사면을 청원했지만 모두 거부당하자 2023년 또다시 청원을 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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