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햄프셔서 '대세 굳히기' 시험대…헤일리 추격 가능할까
- 24-01-17
아이오와와 달리 '프라이머리'로 치러져
무소속 유권자 많아…反트럼프 후보 하차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굳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니키 헤일리 전 대사를 완전히 따돌리고 아이오와의 승리를 재현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공화당은 오는 23일 뉴햄프셔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개최한다.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확보할 수 있는 대의원이 22명에 불과하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와 함께 또 다른 '대선 풍향계'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과반 득표'로 압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통해 대세론을 굳혀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7%포인트(p)까지 줄였다가 최근 다시 주춤하고 있다.
지난 4~8일 치러진 CNN/UNH 여론조사 결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2%로, 트럼프 전 대통령(39%)과 불과 7% 차이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8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세인트안셀름 칼리지 여론조사에서는 31%의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45%)과 격차가 14%p까지 벌어졌다.
이후 8~10일 WHDH-TV와 에머슨칼리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두 인물 간 지지율은 16%p까지 차이났다.
더군다나 각종 뉴햄프셔 경선 여론조사에서 4~5%의 지지율을 기록해 온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후보직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지지율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뉴햄프셔주 엑서터의 한 헛간에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표식과 구호가 붙어있다. 2024.01.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
다만 아이오와에서 치러진 코커스와는 달리 뉴햄프셔에서 치러질 프라이머리에는 공화당 당원 외에 무소속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때문에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선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뉴햄프셔의 공화당 전략가 톰 래스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는 극도로 당파적인 공화당 환경에서 가장 강력하다"며 "(뉴햄프셔는) 이를 희석하는 만큼 그에게는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내의 강경 트럼프 지지층은 3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컨설턴트 루이 페론도 AFP통신에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무소속이라도 공화당 예비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지형은 헤일리에게 훨씬 더 친숙하다"고 설명했다.
반(反)트럼프 기조로 선거운동을 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전격 사퇴했다는 점도 헤일리 전 대사에게는 호재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사퇴 전까지 9~12%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뉴햄프셔 공화당 경선에서 줄곧 3위를 유지해 왔다. 헤일리 전 대사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만하다.
그러나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해온 만큼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층 확보를 위해 신중한 선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선거 운동이 반트럼프성으로 읽힐 경우, 오히려 강경 보수파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 지지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햄프셔 공화당 전략가인 마이크 데니히는 폴리티코에 "지금 갖고 있는 소수의 공화당 유권자를 잃지 않으면서 무소속 유권자를 모으기 위해 헤일리는 매우 좁은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며 "그렇게 할 경우 현재 공화당의 지지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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