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도피'한국전세사기부부 "미국서 살게 해주세요"

남편 최현재, 피해자 변호사에 장문 이메일 보내 하소연

“매달 3000달씩 갚겠다”…피해자들 “사람까지 죽었는데”

카라큘라 채널 “오는 15일까지 귀국 않으면 굿즈 제작”

신상 공개 탐정 협박하다 미국 비자 취소되자 전략 바꿔


한국 대전에서 최소 50억원대의 전세사기를 저지르고 현재 시애틀로 도피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영진(48.여), 최현재(44) 부부가 피해자들에게 “미국에서 살게 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범죄연구소에 따르면 남편 최현재씨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변호하는 천호성 변호사에게 최근 이메일을 보냈다.

최씨는 이메일을 통해 “저희로 인해 큰 피해를 보신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너무 죄송하다”고 전한 뒤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저희가 계획했던 금전적인 보상을 조금씩이라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지만 지속적으로 (미국에서) 매달 3000~5000달러를 보내 피해자 분들께 조금씩이라도 나눠 드리고 싶다”면서 “(우리가 만약) 돈이 많았다면 디스크가 터진 내가 이삿짐센터에서 일하고 몸이 약한 아내가 편의점에서 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결과 이들 부부는 애틀랜타에서 월세 3000달러 이상의 타운하우스에 거주하고 12세 아들을 펜싱 학원에 보내는 등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돈이 있었다면 물가도 비싸고 살기 어려운 이곳(미국)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에 도착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걱정이 늘어나면서 피해자들의 전화를 받기가 고통스러웠다”고 변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아내의 친모는 아니지만 치매 판정을 받은 어르신 한분을 한국에서 모셔와 돌보고 있다”며 자신들의 사생활까지 공개하며 동정을 유도했다.

이에 대해 천호성 변호사는 “최현재의 이같은 의사를 피해자들에게 전했지만 피해자들의 분노만 더 키웠다”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가 50명이 넘고 그 중 한분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무책임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큘라 채널은 남영진, 최현재 부부에게 “부부 사기범의 경우 자수하면 1명은 실형을 받더라도 다른 1명은 집행유예로 경감해주는 사례가 많다”면서 “오는 15일까지 자진귀국해 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와 컵 등 상품(goods)을 대량 제작해 시청자들에게 무료 배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자신들의 신상을 공개한 카라큘라 채널에 이메일을 보내 “네 가족들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던 최현재가 이처럼 태세 전환을 한 이유는 최근 미국 정부가 이들의 비자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공개 수배하고 인터폴이 적색 수배를 발령하자 연방 국토안보부는 이들에게 발급된 J1(문화교류) 비자를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현재 불법체류 신분이 됐고 보통 30일간 주어지는 유예기간(grace period) 내에 자진 출국하지 않으면 연방 이민세관국(ICE)에 의해 강제 추방된다. 취소된 비자를 소지하다 체포돼 강제 추방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 입국에 불이익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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