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이매자] 쓰레기 섬이 사라지는 새해

이매자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쓰레기 섬이 사라지는 새해          

2024 Wood Element-Dragon Year(목-용의해:60년에 한 번씩 돌아옴) 


아비는 서울시청 운수과의 트럭 운전수였다 

6ㆍ25 전쟁 후, 우린 다 경제적 땅바닥 사람들 외할머니도 달동네서 단칸방살이 

엄마와 나도 시구문 안쪽 단칸 셋방살이 옷장과 서랍 여러 개인 장이 있어도 

엄마는 장과 장 사이공간을 꽉 채웠다 잡동사니로 

낡은 수건들, 뭔지 모를 종이 쪼가리 

바깥 세상에서도 쓰레기들은 태평양 파도에 밀리고

바다 바닥으로 가라앉고 해방 후 2021년까지 

쌓이고 쌓여 섬으로 태어나 머리를 떠올렸다 

그러는 세월에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출렁이는 태평양과 

다른 바다에서도 쓰레기 컨테이너들이 태풍에 따귀 맞고 구름한테 침을 뱉는 

파도한테 채찍 후려침으로써 집 몇 채 만한 고체가 된 바위 섬으로 등장했다.  

뺨을 뚜드려 맞아 캐나다로 일본으로 필리핀으로 엉덩이를 채찍질 받아  

이리로 뒤뚱, 저리로 기우뚱 방황. 유럽 나라들도 쓰레기 전쟁에 참전. 독일도 

비닐제품 반환시 돈을 지불 르완다와 수단은 그런 제품 

사용절대금지 한국의 항구도시들은 

하늘을 치솟는 새빨간 네온 십자가들로 하늘전부에 불이 붙어 지옥불의 세상으로 변신  

수천개의 교회들은 영혼의 빗자루를 휘둘러 쓰레기영혼들을 싹싹 쓸어 지옥 불 속으로 던졌다. 장과 장사이에 잡동사니를 구겨 쌓아 올렸던 엄마의 버릇이 나의 무의식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나? 

신년에는 가난한이들이 재활용하도록 잡동사니를 정리하고 세탁하고 다림질해 

재활용센터에 배달하자 낡은 자켓에는 예쁜 헝겊을 하트모양으로 

잘라 양쪽에 예쁜 주머니를 바느질해 부치자 오래된 코트에도 카고 바지에도 노란색 하늘색 꽃무늬의 헝겊을 잘라 주머니를 만들어 부쳐 디자이너의 멋 나는 의상으로 만들어 입고 동료시인 친구와 만나 장과 장사이를 시원히 비우자. 그리고 새해, 

나무 목 청룡의 해,2024년을 멋쟁이 시인으로 어깨춤 추면서 

햇빛을 양해 호흡을 허파의 저 밑바닥까지 내쉬자. 깨끗한 하늘에게 두 손을 뻗어 흔들자

그리고 용해에 금방 태어난 남녀아기들에게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기들”을 우렁차게 불러주고 손뼉을 칩시다. 


출처: 참고노트: “쓰레기전쟁”, 오 나의 뉴스(Oh My News 2021년 11월13일 이동학 기자의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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