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저탄고단’ 하면 살 빠질까…“건강에 위험” [헬스노트]

황제·디톡스 다이어트 등 무턱대고 따라했다간 외려 건강 해쳐

비만, 치료해야 할 질병…병원서 체계적인 체중 감량 고려해야


"올해는 20대 몸매로 돌아가고 싶은데…나 이번만큼은 다이어트 성공할 수 있을까?"

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는 A씨. 벌써 지난 연말 헬스장도 등록하고 그 누구보다 강한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은 불안하다. 이미 다이어트를 실패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도 비만인 적이 없었던 A씨는 직장생활을 한 후 15kg이 늘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단 생각에 2년 전 10kg을 감량해봤지만 지금은 살빼기 전보다 더 많은 체중이 나간다. 요요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이번만큼은 기필코 살을 뺄 생각이다. 벌써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 데다 지방간 진단까지 받았다.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해엔 저마다 소원하는 것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게 있다. 바로 다이어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2021년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 비만율은 여성이 26.4%, 남성이 45.3%로 훨씬 많은 남성이 '뚱뚱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만은 '뚱뚱한 삶'에서 그치지 않는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릴 만큼 크고 작은 질환들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이 "비만은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는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뿐만 아니라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위장관계질환, 통풍, 골관절염, 각종 비뇨생식기계질환은 물론 심지어 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1kg/㎡ 증가할 때마다 당뇨병 발생 위험은 20%씩 증가한다. 또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이 2배 높아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다.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 64%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한 추적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대장암, 간암, 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유두암, 소세포폐암, 비호치킨림프종 및 흑색종의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이 교수는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 되는 대사증후군 질환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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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정석은 누구나 알고 있듯 식이요법과 운동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안 빠질 수 없다. 하지만 혼자 의지를 다지는 것만으로는 이 간단한 것도 사실 쉽게 해내기 어렵다. 특히 세간에 알려진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들은 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경우도 많아 무턱대고 따라했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간헐적 단식, 황제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지만 실제로 모두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최근엔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이요법이 유행하고 있는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은 피로감, 어지러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 기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소변을 통한 칼슘 배설 증가로 골량을 감소시킬 수 있어 신부전, 골다공증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과도한 지방 섭취는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뇌혈관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케톤산증을 조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 교수는 "덴마크, 원푸드, 디톡스 다이어트는 추천하지 않는데, 공통적으로 초기에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미미해 지속가능성이 낮다"며 "그나마 간헐적 단식이 공복 시간동안 포도당 섭취의 제한으로 지방 대사를 유도할 수 있고 혈압 조절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 18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는 극단적인 단식을 하지 않는 게 좋고 근육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한다"며 "당뇨병, 고혈압, 신부전 등의 만성질환자, 섭식장애환자, 임산부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 성장기의 청소년은 간헐적 단식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체중이 줄었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나의 건강 상태에 맞춰 부작용 없이 건강한 몸을 만들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내 몸에 맞는 다이어트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 교수는 "비만의 정도 및 동반 질환 등을 확인하고 개별적인 맞춤형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병원까지 가야 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체중 감량 목표를 세우고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치료,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 체계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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