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맡기면 더 정확한 암 판독…AI 의사 어떤가요?

암 치료부터 반려동물 진료까지

"신뢰성 문제에도 발전 가능성 무궁"


영화 '트랜센던스'(2014)에는 테러로 숨진 천재 과학자 윌(조니 뎁 분)의 두뇌를 업로드한 슈퍼컴퓨터가 등장한다. 윌의 아내이자 동료 과학자인 에블린(레베카 홀 분)이 노력한 결과다.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능력을 능가하는 슈퍼컴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성경 속 예수처럼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고 병자를 치료한다.

영화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AI의 존재를 고찰한다. 하지만 이런 줄거리와 별개로 누군가는 AI가 질병 정복의 새로운 문을 열 수 있을지 기대감을 품기도 했다. 

영화 속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의학 분야에서 AI의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 난치병 정복 등 단순 연구개발(R&D) 측면을 넘어 환자를 직접 대면 진료하던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대두된다.

1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AI 의사'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의사의 AI 노출 지수는 상위 1%다. AI 발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직업 중 하나라는 의미다.

지난해 초 오픈AI의 AI 모델 챗GPT가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챗GPT는 3개 파트로 구성된 USMLE에서 통과 기준치인 평균 60점을 넘겼다. 

◇ AI로 암 조기 발견하고 반려동물도 진료하는 시대 

AI 기술로 암을 정복하겠다고 나선 회사도 있다. 조기 발견할수록 완치율도 올라가는 만큼 AI 기술로 충분한 치료 시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표 주자는 국내 의료 AI 기업 루닛(328130)이다.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을 이용하면 폐암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97% 이상의 정확도로 찾아낼 수 있다.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폐암 결절도 찾아내 치료 시기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AI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의료 기기가 심사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의사의 확진 판정 뒤 AI가 정밀 진단을 거쳐 상세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일각에선 암 환자 등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AI가 기여를 할 수 있는 기대가 나온다. 

보조역할을 넘어 AI가 주도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의료업계는 우울증 치료에 주목한다. 우울증을 앓는 환자는 자기 고민을 들어주는 상대방이 필요하다. 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서도 대면 상담 치료를 권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모든 신경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충족시키긴 어렵다. 복잡다단한 인간 내면을 명쾌하게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상담 비용도 무시할 순 없다.

반면 AI는 인간과 비슷한 피드백을 주면서도 인내심 있게 환자의 고충을 들어줄 수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퇴원 후 환자 케어에 집중하는 AI 의사도 나올 수 있다. 미국에서는 환자가 퇴원하더라도 주치의처럼 일상 생활을 조언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라고 한다.
 
특히 노인 돌봄 서비스와 연결된 AI 의료 기술은 초고령화 사회의 맞춤형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 시장도 AI 의료 분야에선 기회의 땅이다. SK텔레콤(017670)이 만든 동물 진단 솔루션 엑스칼리버(X Caliber)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동물병원 300여곳에서 쓰는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 엑스레이 장비를 보유한 동물병원은 3000여곳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엑스칼리버 시장 점유율은 10%다. 

◇ 인간 의사 업무 경감에는 탁월…완전 대체 가능성은

의료계 한 관계자는 "AI 의료 발전은 환자 입장에서는 개인 맞춤형 치료와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의사 역시 정확한 진단과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고,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지방에선 수억원의 웃돈을 줘도 의사 구하기가 별 따기라고 한다. 응급실마저 요일제로 운영하는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인간 의사를 돕는 효율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의 AI가 유방암 진단에서 인간 의사를 능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AI 의사'가 인간의 실수를 줄여줄 것이란 장밋빛 미래도 나온다.

그러나 인간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신뢰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희귀질환 분야에 있어서 섣불리 AI 의존도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한계에도 인간 의사가 인턴·레지던트를 거치며 의료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처럼 AI 의료 분야 역시 진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려동물 진료 분야에서 쌓은 데이터가 인간 진료 분야에서 도움이 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ICT 업계 관계자는 "신뢰도 문제가 있지만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AI의 특성 중 하나"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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