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기후재난, 올해도 폭우 가능성 계속…엘니뇨 영향 본격
- 24-01-01
[전망2024] 지난해 관측사상 기온 가장 높은 해로 기록할 듯
총 강수량 늘 듯…댐·빗물터널 짓고 국제무대에선 원전활용 밀듯
계묘년은 기후변화의 '이정표’와 같았다. 기후위기에 따른 이상기후가 지역을 불문하고 빈번하게 발생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주도로 각국이 공동 대응 방안을 내놓기 위해 고심했으나 기온 상승을 막지 못했다. 갑진년 새해에도 이상기후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날씨는 선제 대응이 어렵기에 정부는 사전 준비를 통해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지구는 전례 없는 기온 상승을 직면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1월까지 기후 현황을 분석해 2023년은 174년 관측 사상 가장 지구의 온도가 높은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연구소(C3S)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후 평균보다 1.45도 높아 사상 최고치라고 발표했다.
세계 곳곳이 폭우와 폭염, 이상기후로 시름시름 앓았다. 9월 홍콩에는 시간당 158㎜ 이상의 비가 내리며 1884년 이후 139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그리스에서는 하루만에 평균 연 강수량(4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는 폭설을 동반한 시속 115~130㎞의 겨울 폭풍이 불었다.
스페인(몬토로)의 가을(9월) 기온은 47.5도를 기록하며 유럽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고,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도 각각 44.4도, 43.6도가 기록되며 9월 일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월 도쿄의 낮 기온은 27.5도까지 올라가면서 100년만에 11월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1018.5㎜로 평년(727.3㎜)보다 300㎜가량 많았고, 1973년 이래 역대 5번째로 많았다.
한꺼번에 내린 비가 특히 문제였다. 6월24일 시작한 장마는 전라권에 845.6㎜를 뿌려 기존 장마철 폭우 기록(2009년 633.8㎜)을 갈아치웠다. 전국 누적 강수량은 648.7㎜로, 현대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3번째였다.
올해도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는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더 더운 날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넓히고 있는 엘니뇨 때문이다.
엘니뇨는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여름(6~8월) 폭염과 겨울 이상 고온 현상 등도 엘니뇨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엘니뇨 영향은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 이듬해에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엔 엘니뇨가 반년 정도의 날씨 변화에 영향을 줬다면, 올해는 한해 내내 엘니뇨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 우리나라 전역의 강수량이 늘어난다. 바다와 접해있는 데다 산악 지형의 효과까지 겹치면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던 2022~2023년 강남역과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의 침수 사태가 다른 지역에서 벌어질 수도 있다.
엘니뇨 영향으로 기온도 평년보다 높겠다. 기상청은 엘니뇨 시기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평년보다 감소하는 파급력으로 일본 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겨울철 우리나라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띠겠다고 분석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 장병들이 침수 차량을 밖으로 옮기고 있다. 2023.7.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이상고온은 1월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장기 전망을 통해 이상고온 발생일수가 평년(3일)보다 많을 확률이 50%라고 봤다. 한겨울 서울의 최고기온이 7.4도, 부산 12.6도, 광주 10.7도, 대구 10.1도를 넘을 가능성이 과반인 셈이다.
정부는 이런 폭우와 고온 등에 대비하기 위해 침수 대응 시설을 구축 중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종잡을 수 없는 날씨는 조절할 수 없지만 대비를 강화하는 것이다.
환경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 대심도 빗물터널이 광화문과 강남역에 착공된다. 대심도 빗물터널은 지하 40~50m의 대규모 터널을 뚫어 집중호우 시 빗물을 임시로 저장했다가 하천으로 방류할 수 있는 시설이다. 다만 이 시설은 올해 착공한 뒤 빨라도 2028년쯤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방하천 관리를 강화하고, 신규 댐도 총 10개 짓는 토건 사업을 통해 인명·재산을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원자력 발전을 포함하는 '무탄소 연합’을 강화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다. 3년 연속 산유국에서 COP가 열리는 가운데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보다는 원전 확대·활용을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밀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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