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생·비정치인' 한동훈 등판…여의도 지각변동 예고

정치권 빚없어 여권 대대적 정치개혁·세대교체 기대감 커져

총선 승리 이끌면 대권주자 우뚝…민주 이재명 체제도 흔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목됐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운명을 좌우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빠진 여권을 구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한 장관은 비(非)정치인이다. 1973년생으로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청년으로 꼽힌다. 한 장관의 등장은 국민의힘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정체에 리더십 부재라는 위기가 거듭되자, 여권에서는 기존의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고, 그 결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선택했다.

정치권은 한 장관의 등장이 만들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 장관은 97세대(70년대 생·90년대 학번)로 분류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주류로 분류되는 86세대(60년대 생·80년대 학번)보다 젊고 참신하다. 이들이 정치권에 오래 있었던 것과 달리 한 장관은 엘리트 관료를 지냈다. 한 장관은 여의도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셈이다.

이날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추천한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변화와 쇄신, 미래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고 당 혁신을 넘어 국회 개혁 등 정치 문화 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 장관이 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장관은 86세대를 대표하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자,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수십 년간 시민들 위에 군림했다"며 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정치권을 향한 변화 목소리가 크다는 점은 한 장관이 변화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인물교체, 세대교체는 정치권의 계속된 화두였지만, 매번 총선 때마다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비정치인인 만큼 과감하게 개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공천권을 갖고 있어 한 장관은 실제 인물교체,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은 정치권에 진 빚이 없다. 그가 강하게 인적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며 "당내 영남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동훈 비대위’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장관이 자신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인 ‘총선 승리’를 이끌 경우 차기 대권 경쟁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총선 승리를 이끈다면 여권의 대권주자로서 독자적인 입지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이미 한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여권의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변화’를 상징하는 한 장관의 성공은 기존 여권의 잠룡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당내 청년 세대가 다시 한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킹메이커로 꼽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차기 대선은 한동훈 대 이준석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런 경쟁 구도가 될 수도 있다"며 한동훈-이준석 대결 구도를 예측했다.

이 경우 야당의 대권구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1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그의 입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1강 체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야권은 한동훈-이준석에게 대항하기 위한 청년 세대 후보군을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장관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비정치인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등장으로 정치권의 변화 기대가 감지됐지만, 큰 변화는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이준석 전 대표의 등장 역시 여의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정치권 변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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