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파페치' 품고 500조 명품시장으로…'K-패션' 수출 날개 단다

명품만 1400개…'파페치' 인수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

우영미·송지오 등 한국 대표 명품 브랜드 다수 입점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 영국 등 190개국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온라인 럭셔리 기업인 파페치(Farfetch)를 인수했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해 대만에 진출한지 1년 2개월 만에 전 세계에 뻗은 파페치 플랫폼의 e커머스망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일각에선 국내 'K-패션' 기업들이 대거 글로벌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쿠팡이 기반을 마련해준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파페치' 인수나선 쿠팡…"명품시장 리더 자리매김"

19일 한국시간 쿠팡 Inc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고의 온라인 럭셔리 기업인 파페치 홀딩스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수계약으로 파페치가 독점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도록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했다.

쿠팡은 "이번 인수로 4000억달러(약 520조원) 규모의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1인당 개인 명품 지출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뽑히는 한국의 방대한 명품 시장에 파페치의 엄청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사인 미국 그린옥스 캐피탈 파트너스는 이번 인수에서 쿠팡의 투자 파트너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파페치는 쿠팡 인수로 비상장 회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Inc 창업자 겸 CEO는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데 다시 한번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합자회사 '아테나' 설립하며 인수 속도

쿠팡 Inc는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탈과 함께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와 자산을 인수하는 목적으로 '아테나'(Athena Topco)라는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아테나는 인수대금 명목으로 파페치에 대출 계약(브릿지론)을 체결하고 5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아테나의 지분은 쿠팡Inc가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소유하게 됐다.

쿠팡 Inc는 "영국법에 의거한 사전 회생절차(pre-pack administration process)를 통해 아테나는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파페치는 2007년 네베스 창업자가 영국에서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e커머스 기업이다. 폭발적인 성장세로 미국·일본·중국·인도 등 세계 190개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명품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기업이다.

3대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에·루·샤'를 비롯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1400개를 총망라한 방대한 라인업으로 전 세계 부티크와 백화점 매장 등이 입점해 있다.

지난해 약 3조원(23억1668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15년 매출(1억4231만달러) 대비 7년간 16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18년 뉴욕증시(NYSE)에 상장했던 파페치는 지난 2019년 스트리트 명품기업 '뉴 가드 그룹'을 인수하며 오프화이트를 비롯해 마셀로블론, 팜 엔젤스 등 럭셔리 브랜드 1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명품 부티크 '브라운스'(Browns)와 미국 스타디움 굿즈도 운영 중이다.

◇온라인 명품 성장 잠재력…쿠팡, 물류 시너지 노린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파페치 인수 시너지 효과를 크게 3가지로 압축한다. 전 세계 온라인 명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K수출 확대, 그리고 쿠팡 물류와의 시너지 효과다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성장성은 유망하다.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협회 알타가마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은 올해 약 4000억달러 수준으로 온라인 비중(침투율)은 2022년 약 20%에서 2030년 30%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한다.

파페치는 국내 주요 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진출한 K패션 수출의 핵심 이커머스로 자리잡았다. 한국 대표 디자이너 우영미의 우영미(WOOYOUNGMI)와 송지오(SONGZIO), 이명신(로우클래식), 스튜디오 톰보이(신세계인터) 등 10가지가 넘는다.

쿠팡의 파페치 인수로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패션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아가 창립 이후 한국에 6조2000억원을 투자,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 물류망을 거느린 한국 쿠팡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파페치는 그동안 뉴욕·파리·밀라노 등 제품 브랜드가 있는 부티크 인근에선 '90분 배송'이나 '당일 배송'을 해왔지만, 한국 등 국경을 넘은 일반적인 배송은 최대 5일가량 소요했다. 반면 로켓배송을 성공시킨 한국의 물류망과 결합하면 고객 배송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신선식품이나 가전, 공산품에 비해 부족했던 쿠팡의 패션과 명품 라인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168억달러(20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한 24% 증가했고,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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