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탄도탄 10시간 만에 ICBM 도발… '화성-18형' 가능성

"고각발사로 70여분간 약 1000㎞ 비행" 7월 2차 시험 때와 유사

'사전 동향 탐지' 美 정찰기 동해 전개… 軍 "한미일 정보 공유"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벌인지 약 10시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24분쯤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LRBM) 추정 미사일 1발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高角)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도 이날 오전 8시24분쯤 북한 내륙부에서 최소 1발의 탄도미사일이 북동쪽으로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약 1000㎞를 날아 이날 오전 9시37분쯤 홋카이(北海)도 오쿠시리(奧尻)섬 서쪽 약 250㎞거리 동해상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비행시간과 거리 등은 지난 7월 신형 고체연료 기반 ICBM '화성-18형'의 2차 발사 때와 비슷하다. 당시 북한 당국은 '화성-18형'은 1001.2㎞ 거리를 4491초(74분51초)간 비행하면서 정점고도 6648.4㎞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고체연료 ICBM(화성-18형)인지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도발에 앞서 전날 오후 10시38분쯤에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1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와 관련 합참은 "우리 군은 미국 측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활동을 추적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소재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배치돼 있던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이날 오전 일찍 동해상에 전개된 것으로 파악돼 북한의 ICBM 발사 준비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브라볼'은 주로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하거나 발사 후 궤적을 추적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기.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전날 SRBM 발사 전부터 ICBM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장의 경우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참석차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북한이 12월에 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은 올 들어 △2월18일 '화성-15형' △3월16일 '화성-17형' △4월13일과 7월12일 '화성-18형' 등 이미 4차례에 걸쳐 ICBM 도발을 감행했다.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전날 SRBM과 이날 ICBM 발사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합참 또한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 평화·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서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협력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1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합참은 또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태세를 유지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은 그들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동맹국이 핵 위협에 처할 경우 미 본토 방위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 정부는 이번 NCG 회의를 통해 내년 후반기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핵작전 시나리오'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미주리'는 한미 당국 간 합의에 따른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 차원에서 전날 우리 해군의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기도 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겨냥, 전날 SRBM 발사 뒤 국방성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공화국(북한)에 대한 그 어떤 무력 사용 기도도 선제적·괴멸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이날 오전엔 관영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우리 군 당국을 겨냥,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이 전날 평양에서 발사한 SRBM의 비행거리 약 570㎞는 부산까지의 거리와 유사하다. 군사소식통은 "북한이 이스칸데르형(KN-23) SRBM의 사거리를 '미주리'함이 기항 중인 부산까지에 맞춰 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올 들어 우리 군 당국이 공식 확인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활용한 비행체 발사 등 도발은 그 실패 사례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21회다. 여기엔 정찰위성 발사도 포함된다.

합참은 "한미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공동 탐지·추적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오늘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의 경보정보는 한미일 3자 간에 긴밀히 공유됐다"고 전했다.

한미일 3국 국방당국은 연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경보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체계를 정식 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의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는 최종 검증 단계에 있다"며 "수일 내에 정상 가동하기 위해 3국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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