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최대 긴장'…'이·팔 충돌' 배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번 무력 충돌은 2014년 50일간 이어졌던 교전 이후 가장 심각한 긴장 고조 사태로 평가되면서 국제사회는 전면전을 우려하고 있다.

사태의 이면에는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약화된 정치적 입지 △팔레스타인 선거 연기로 인한 공포와 좌절 △동예루살렘 셰이트 자라 정착촌 추방 소송 등의 요인이 배경으로 자리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네타냐후, 연정 구성 실패에 야당으로 전락 처지: 네타냐후 총리는 4차례나 총선을 치르고도 최근 우파 연정 구성에 또 실패해 야당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에 정치적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네타냐후가 극우 세력과 손을 잡았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손잡은 인물 중엔 최근 셰이크 자라와 템플 마운트 인근에서 일어난 팔레스타인 주민 추방 및 극우 이스라엘인들의 폭동 사태 주도세력 가운데 하나인 극단주의 정당 유대권력당 대표 이타마르 벤 그비르가 있다. 벤 그비르는 변호사 출신으로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극우주의자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골몰하느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허용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15년 만 선거 연기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도 최근 혼란을 거듭해왔다. 이스라엘과 아랍 관계 정상화 속 내부 결속을 위해 15년 만에 치르려던 선거가 돌연 무기한 연기되면서 예루살렘에서의 주권과 권리, 이스라엘 점령 종식을 고대해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기대는 공포와 좌절로 변해오고 있었다.

요단강 서안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무드 아바스는 지난 4월 29일 돌연 선거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요단강 서안(웨스트뱅크)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에서 치를 예정이었던 이번 선거 연기의 표면적인 이유로 아바스 수반은 이 지역을 점령 중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예루살렘에서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투표를 방해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 정파 하마스와 대립해온 아바스 자치정부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 하마스에 훨씬 뒤처진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를 연기한 배경이 있다고 외신과 전문가들은 해석해왔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도 압승한 바 있다.

◇공습 첫날 예정했던 정착민 추방 대법 판결: 알 아크사 모스크에서의 직접인 충돌이 있기 며칠 전부터 이미 동예루살렘 셰이트 자라 정착민 추방 소송 문제를 두고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던 터였다.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내쫓기 위해 수십 년간 빚어온 법적 갈등에서 이스라엘 법원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밀려난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이자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연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이달 10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7일부터 동예루살렘 알 아크사 모스크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9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판결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은 지난 7일 이슬람 최대 명절 라마단 마지막 주 금요일을 맞아 메카, 메디나와 함께 성지로 꼽히는 알 아크사 모스크로 모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스라엘 군경이 막아서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 군경은 예배를 위해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300여 명에게 고무탄과 최루탄 등을 발사했고,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 극우유대주의 이스라엘인들 간의 대립이 온종일 계속됐다.

이에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알 아크사 모스크와 셰이크 자라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로켓포를 발사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스라엘이 응하지 않자 결국 지난 10일 오후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포 1000여발을 발사하며 공격을 단행한 것이다. 이스라엘도 기다렸다는 듯 공습에 나서면서 사흘째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현재까지 아동 16명을 포함해 최소 65명이 사망하고 365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1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날 하마스 사령관 등 16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공격을 지속할 것을 시사하며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전날 밤 TV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가 돼 있고, 이스라엘이 멈추길 원하면 우리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이날 베니 갠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현재로서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의 종료일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와 카타르 등 아랍 국가들과 유엔이 휴전 중재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집트의 한 당국자는 "휴전협상을 위해 막후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예루살렘에서의 이스라엘의 행동이 이러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AP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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