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유대인 혐오 범죄 폭증, 외교관계 단절도

# 장면1 :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남성이 "유대인을 죽이라"고 외치며 한 유대인 가정에 침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 장면 2 : 영국 런던 한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악취나는 유태인"이라며 한 유대인 아이에게 미끄럼틀에서 떨어져 있을 것을 강요했다.

# 장면 3 : 중국에서는 유대인을 기생충, 뱀파이어, 뱀에 비유하는 게시물이 소셜 미디어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수많은 '좋아요'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사망자가 8000명 이상 발생하는 등 이스라엘의 독주가 지속되자 전 세계에서 반유대주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 러시아 남부 공항 반유대 시위대에 점거돼 :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공항이 반유대 시위대에 의해 점령된 사건이다.

 

지난달 29일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공항에 반유대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활주로가 일시 폐쇄됐다. 이에 따라 이 공항에 착륙 예정이던 항공기는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공항 당국은 "공항이 다음달 6일 오전 2시59분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게스탄 인구의 대부분은 무슬림으로,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비행기에 유대인들이 대거 탑승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들을 잡기 위해 공항에 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X'(옛 트위터)를 통해 퍼진 영상에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인파가 공항 내부를 장악한 모습이 담겨 있다. 시위대는 더 나아가 이스라엘인을 찾아내겠다며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기도 했다.

활주로를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 - 트위터 갈무리
활주로를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 - 트위터 갈무리


◇ 미국서도 반유대주의 사건 : 이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후원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사건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명문대로 꼽히는 코넬대학교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에 유대인 위협 예고가 올라 오자 유대인 식당이 있는 건물이 일시 폐쇄됐다.

지난달 29일 코넬대학교의 유대인 단체 '힐렐'은 "코넬대학교의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에 반유대주의적 비방과 유대인 위협 예고가 올라 왔다"며 "유대인 학생들은 코셔(Kosher·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 식당이 있는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권고했다.

코넬대학 게시판에 올라온 글
코넬대학 게시판에 올라온 글

이스라엘의 최대 동맹 미국에서도 이 정도이니 다른 나라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유명 유태인학교의 학생들은 평소 입던 교복을 입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는 지난 토요일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유대인 공동체가 있는 지역으로 행진해 유대인들의 안식일 예배를 방해했다.

◇ 영국 거주 유대인 “내 생애에서 가장 무서운 시기” : 영국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유대인 앤서니 앤들러는 "지금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대인으로 살기에 가장 무서운 시기"라며 "전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내 인생에서 이렇게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3개의 유대인 학교를 운영하는 그는 유대인 공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난달 7일 이후 3개 중 2개를 폐쇄하고, 나머지 한 학교는 보안을 강화했다.

   

◇ 반유대주의 사건 수백% 폭증 :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남아공 등 경찰이나 시민사회단체의 통계를 입수할 수 있는 국가에서는 지난 7일 이후 반유대주의 사건이 전년 동기 대비 수백% 증가했다.

반유대주의 사건의 경우, 언어폭력, 온라인 비방 또는 위협, 낙서, 유태인 재산, 사업체 또는 종교적 중요성이 있는 장소의 훼손 등이다. 이중 신체적 폭행의 비중이 가장 크다.

미국과 서유럽 정부는 대부분 이스라엘에 강력한 지지를 표하고 있지만 자국 내에서 반유대주의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매우 당혹해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볼리비아 이스라엘과 단교 :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남미 볼리비아 정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며 비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프레디 마마니 볼리비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볼리비아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세를 규탄하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모두 단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볼리비아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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