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여론전 나선 이스라엘…'섬뜩한' 하마스 기습공격 영상 공개

이 외무부, 하마스 습격 영상 공개…피랍자 얼굴과 사연 소개하기도

소셜미디어 광고비로 114억원 지출…"자극적인 장면, 역효과 낼수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이 전 세계를 상대로 온라인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스 선제 공격에 이스라엘 지지 여론이 우세했지만 계속된 보복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8000명을 넘어서자 지상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기준 이스라엘 외무부 공식 소셜미디어에는 영문 자막과 함께 지난 7일 하마스 습격 당시 영상이 여러건 공개됐다.

영상에는 처참히 살해된 시신 옆에서 유족들이 울부짖는 소리와 부상자를 이송하는 구조대원들의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겼다. 하마스 피랍인들의 사진을 모자이크 형태로 모아놓은 TV 방송도 올라왔는데, 진행자는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해 줬다.

지금까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선 1400명이 사망하고 230명이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AFP는 이스라엘 외교부가 자국 인명피해를 전 세계인의 뇌리에 각인시키 위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마뉘엘 나숀 이스라엘 외교부 부국장은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게 바로 2023년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이라며 "하마스의 잔혹성이 학살과 납치로 악명 높은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비슷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교부가 올린 영상 대부분은 '집으로 돌려보내라'(Bring Them Home) '하마스는 IS'(HAMAS=IS)와 같은 문구가 해시태그(#)와 함께 붙어 있었다. 나숀 부국장은 영상 조회수가 통산 10억회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마케팅업체 셈러쉬(SEMRUSH)는 이스라엘 정부의 소셜미디어 광고비가 850만달러(약 114억원) 상당인 것으로 추정했다. 무슬림 비율이 높은 프랑스에 460만달러를 들여 가장 많았고 독일(240만달러)과 영국(120만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소셜미디어 광고 특성상 유혈이 낭자한 자극적인 장면이 자칫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아르노 메르시에는 AFP에 "말 그대로 참기 어려운 이미지에 사람들을 노출시키는 건 이스라엘에 위험한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이란 비판도 나왔다.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스테파니 라미는 이스라엘이 소셜미디어 여론전을 통해 "폭력을 정당화하고 국제법 위반에 대한 면책 특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직격했다.

앞서 하마스도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주민 피해를 강조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지만 일찌감치 미국·영국·유럽연합(EU)에서 테러단체로 분류된 탓에 현재 대부분의 주요 플랫폼에선 삭제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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