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번 투약해 완치…유전자 치료제 힘 보여준 ‘졸겐스마’[약전약후]

질병 유발 유전자 대체…2세 미만 영아 척추성근위축증 치료

20억 초고가 희귀질환 신약…건강보험 덕에 600만원에 투여

 

치명적인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영아에게 평생 단 1번 투약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가 국내에서도 약효를 인정받았다. 첫 투약 성과를 분석한 결과 졸겐스마를 투여한 6명 중 5명이 치료 성공 판단을 받으면서다. 비급여 가격으로 19억8000만원이라는 초고가 약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험급여를 통해 598만원에 이 약을 투여 받을 수 있다.

졸겐스마는 영아 척추성근위축증(SMA)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SMA는 전 세계 영아 사망의 흔한 유전질환 중 하나다. 근위축과 마비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희귀유전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신체의 모든 근육이 약해지면서 스스로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렵게 된다.

SMA는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여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가장 심각한 유형인 SMA 1형은 치료받지 않을 시 90%의 환자가 2세 이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1형 SMA를 앓으면 운동신경세포가 생후 첫 3개월에 손상되기 시작한다. 6개월 이내에 95% 이상 빠르게 손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사멸한 운동신경세포는 다시 복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앞서 졸겐스마는 2019년 5월24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2주에서 8개월 사이의 SMA 발병 영아를 포함한 총 36명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 승인됐다. 임상 결과 졸겐스마로 치료받은 21명의 환자들 중에서 9.4~18.5개월 사이의 환자 19명이 생존했다.

졸겐스마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2018년 유전자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알베시스를 인수해 확보한 물질이다. 미국에서의 가격은 210만달러(약 25억원)로 책정했다. 노바티스는 기존 SMA의 유일한 RNAi 계열 치료제가 10년간 치료받아야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절반 수준의 비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 5월28일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SMA 환자 중 △제1형의 임상적 진단이 있는 경우 △SMN2 유전자의 복제수가 3개 이하인 경우에 졸겐스마 사용을 승인했다.

졸겐스마는 ‘벡터’라는 운반체 안에 SMN1 유전자 기능성 대체본을 삽입한 후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 운동신경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환자 인체 내에 정상적으로 안착한 SMN1 유전자 대체본은 기존 유전자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신체 운동신경세포에 필수적인 SMN 단백질을 생성한다.

국내에서 졸겐스마가 보여준 기적이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7월 졸겐스마를 투약한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성과를 평가했다. 생후 24개월 이하의 영아 6명이 졸겐스마를 투여받았다. 남아 2명, 여아 4명이다. 이들은 기존 치료제를 투여 받다가 졸겐스마로 교체한 환자들이다.

심평원은 투약 성과 분석결과 6명 중에서 5명이 치료에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병원에서 제출한 임상평가와 진료기록부 등을 확인한 결과 환자 증상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

SMN 단백질을 보충하는 역할만 하는 기존 치료제는 평생 투약이 필요한 만큼 외래 진료, 입원, 처방비, 교통비, 시간 등 외에도 각종 경제적‧사회적 부담이 필요하다. 단 1회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졸겐스마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등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유전자 치료제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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