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가자 구호품 이집트로…식량만 최소 951톤, 기약없이 쌓였다

카이로 찾은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가자 봉쇄 심각, 인도적 접근 실행돼야"

'가자 관문' 라파 검문소는 여전히 폐쇄…"포격에 수리 필요, 운영 재개 요원"


각국이 보낸 가자지구 구호품이 인접국 이집트에 도착했지만 계속된 봉쇄로 전달되지 못한 채 먼지만 쌓이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육로인 라파 검문소를 조속히 개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가자지구 봉쇄 상황이 심각하다"며 "신속하고도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적 접근이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집트 북부의 엘-아리쉬 국제공항과 인근 라파 검문소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는 생명선과도 같다"며 "현재로선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엘-아리쉬 국제공항과 라파 검문소에는 가자지구를 위한 상당한 양의 구호품이 속속 도착한 상태다.

아흐메드 알리 이집트 적신월사 대표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구호단체나 국가가 보낸 식량·식수·의료품 등을 실은 전세기가 하루 2~3편꼴로 이집트 적신월사 앞으로 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리 대표는 "구호품은 곧장 엘 아리쉬 도심 창고에 보관된다"며 "승인만 떨어지면 2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육로로 운송할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대변인은 현재 라파 검문소 인근에 도착하거나 도착 예정인 WFP가 확보한 식량은 951톤에 달하며 이는 48만8000명이 일주일 동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이집트·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 운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전날 이스라엘을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구호 물자를 실은 트럭의 라파 검문소 통과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가자 봉쇄를 지속해온 이스라엘 측도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식량·식수·의약품에 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측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구호품의 이집트를 통한 가자 반입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가자지구 관문'으로 불리는 라파 검문소는 여전히 문이 굳게 닫혀있어 이집트 국경에 대기 중인 식량·식수·의약품·연료 등 구호품이 전혀 반입되지 못하고 있다. 라파 검문소 일대가 포격을 당해 당장 수리부터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국영방송은 오는 20일 라파 검문소가 개방된다고 보도했지만 이집트 정부는 앞서 이스라엘군이 네차례 포격을 가해 검문소 일대 도로를 정비해야 한다며 정상 운영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정정했다.

기약 없는 봉쇄가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의 보건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유엔 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사라 알자카리 걸프지역 대변인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3일째인 이날 가자지구는 이미 "재앙의 문턱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알자카리 대변인은 "부상자가 속출해 가자지구 병원에선 필수 의약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린이 사상자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교전) 중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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