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미국인 기자 또 구금…'외국 대리인법' 위반 혐의로 기소

두 번째 미국인 기자 구금…WSJ 기자 이후 7개월 만

美 언론인보호위원회 "러시아가 독립 언론 억압한다는 증거"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미국인 기자가 '외국 대리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9일 AFP통신은 라디오프리유럽(RFE), 라디오리버티(RL) 소속의 러시아계 미국인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가 외국 대리인법 위반 혐의로 러시아의 임시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외국 대리인법은 해외 자금을 받고 러시아의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단체를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고 엄격한 규제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다.

RFE/RL에 따르면 지난 6월 2일 쿠르마셰바는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카잔 공항에 임시로 구금됐다. 쿠르마셰바는 미국 여권을 러시아 당국에 등록하지 않아 벌금을 부과받고 미국과 러시아 여권을 모두 압수당한 바 있다.

미국 뉴욕의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성명서에서 현지 매체 타타르 인폼을 인용하며 "이번 혐의를 알게 된 당시 쿠르마셰바는 압수됐던 여권을 반환받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타르 인폼은 "쿠르마셰바가 지난해 외국 소식통에게 전달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러시아 군사 활동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수집했다"며 "러시아의 신임을 떨어뜨리려는 목적으로 국제 당국에 분석 자료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RFE/RL은 "쿠르마셰바는 러시아 내 타타르스탄과 바쉬코르토스탄 같은 소수민족들을 취재해왔다"며 "특히 러시아 당국이 최근 몇 년간 타타르족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고 쿠르마셰바의 구금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굴노자 사이드 CPJ 유럽·중앙아시아 담당자는 "쿠르마셰바의 구금은 러시아가 독립 언론을 억압한다는 증거"라며 "러시아 당국은 그녀를 즉시 석방하고 모든 혐의를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르마셰바는 러시아에서 구금된 두 번째 미국인 기자다.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의 미국인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가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에 억류된 지 7개월 만이다.

러시아 인권 뉴스 웹사이트 OVD-Info는 CPJ에 쿠르마셰바가 곧 판결선고 전 구금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쿠르마셰바는 유죄가 인정될 시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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