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과 싸우는 바이러스의 新무기…'유전자 가위 고도화 활용'

뉴질랜드·덴마크 연구진, '네이처'에 논문 게재

"유전자 가위 '안전 스위치'·슈퍼 박테리아 대응 항생제 응용 기대"

 

바이러스가 세균(박테리아)의 면역 체계를 방해하는 새로운 수단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는 세균 감염 질환 치료나 유전자 가위 기술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박테리오파지의 리보핵산(RNA) 기반 항 크리스퍼(CRISPR)를 통한 CRISPR 면역 억제'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됐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감염시켜 세균의 기능을 저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세균은 이를 방어하는 각종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세균의 방패 중 하나가 '크리스퍼-카스'다. 크리스퍼는 세균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염기 서열로, 카스 단백질과의 복합 작용으로 침입 바이러스의 DNA를 절단하는 데 기여한다.

크리스퍼-카스를 활용하는 세균의 면역 체계 연구는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3세대 유전자 가위로 발전했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 편집, 유전자 치료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진이 수행했다.

바이러스도 세균의 크리스퍼-카스 방어를 무력화하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백질이 아닌 RNA 기반의 무력화 수단이 발견됐다.

일부 바이러스는 세균의 크리스퍼 염기서열과 비슷한 RNA를 가지고 있다. 이를 세균의 크리스퍼-카스 작용 방해에 쓰는 것이다.

피터 피네란 오타고대 교수는 "RNA를 모방해 미끼처럼 사용하며 박테리아의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유전자 가위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안전 스위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데이비드 메이요-무노즈 박사는 "크리스퍼-카스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하려면 이를 켜고 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RNA 기반 항 크리스퍼의 첫 증거로 사람들이 이를 설계해 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한 세균 사멸 기술은 기존 주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슈퍼 박테리아' 대응책의 하나로 여겨진다.

이번 연구로 세균의 면역 체계를 무력화하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된 만큼 새로운 방식의 항생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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