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분노의 날' 선포에 미국내 긴장 고조…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잇달아

워싱턴·뉴욕에 모인 시민들, 이스라엘 규탄…백악관 "발생 가능한 모든 위협 경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보복에 맞서 '분노의 날'을 선포하자 미국 주요 도시에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일제히 열리면서 당국을 긴장하게 했다.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와 뉴욕,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등에선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거리를 메웠다. 로스앤젤레스(LA)에선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날 피츠버그대에 모인 100여명의 시민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가자지구 해방'과 '세계는 팔레스타인과 함께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연단에 오른 연설자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진입 방침을 규탄한 뒤 미국 정부를 상대로 이스라엘 지지 철회를 요구했다.

요르단 출신 암만 알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모든 이들을 죽일까 봐 두렵다. 이것을 막아야 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면 지상전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팔레스타인에 적대적인 시민 1명이 현장에 난입해 경찰에 연행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백악관과의 거리가 불과 500m에 불과한 워싱턴DC 프랭클린 공원에선 미국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자금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선 시민 200명이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외치며 가두행진했다.

이번 시위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날 하마스 최고지도자였던 칼레드 마샬 전 하마스 정치국 위원장이 '분노의 날'을 선포한 뒤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을 상대로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저항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자 촉발됐다.

이에 백악관은 유관 부처 관계자들을 소집한 뒤 미 전역의 유대인·이슬람 커뮤니티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영사관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보기관이 확보한 안보 위협은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발생 가능한 모든 위협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집회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민들을 상대로 주의를 당부했다. 미 전역의 치안 당국은 유대교 회당과 이스라엘 공관 주변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했으며 일부 유대인 사립학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재택 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미국 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대계 시민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의 오렌 시갈 부대표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지금까지 미 전역에서 140여건의 시위가 진행됐지만 무력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온라인상의 혐오표현이 400% 넘게 증가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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