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들 틈에 몸을 숨겼다" 하마스 페스티벌 학살서 생존한 남자 증언

벙커에서 가스 마시고 시신 속에 숨어…6명 생존

 

"시신들 틈에 내 모습을 가렸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인근의 한 음악 페스티벌 현장을 덮쳐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다.

당시 하마스 조직원들에게 붙잡혔다가 살아남은 라파엘 지머만은 10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상세히 털어놨다.

친구들과 함께 음악 페스티벌을 즐기던 짐머만은 여기저기서 로켓포가 쏟아지자 이리저리 뛰어 도망다니다가, 누군가의 차를 타고 근처 벙커로 향했다.

그곳에는 40~50명의 사람들이 몸을 숨기고 있었다.

밖에서는 경찰이 하마스 조직원들과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벙커 안에 무언가가 던져졌고, 그곳에서부터 수상한 가스가 퍼지기 시작했다.

지머만은 나치가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사용했던 가스를 떠올리며 절망에 빠졌다.

그는 "그 가스를 마시면 숨을 쉴 수가 없다"며 "30초가 지나면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후 하마스 조직원들은 가스를 따라 벙커에 진입해 섬광 수류탄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도 살아있던 지머만은 가스를 마시고 죽은 사람들의 시체 틈으로 몸을 숨겼다.

지머만은 "나는 그저 죽은 사람들, 많은 사람들의 시체로 내 모습을 가렸다"며 "나는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것처럼 가만히 머물렀다. 가스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저 평화롭게 죽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조직원들이 사라질 때까지 지머만은 시체들 틈바구니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결국 그를 포함한 6명이 탈출할 수 있었다.

지머만은 현장에서 파편상을 입었지만 "이건 기적이다. 나는 생존자이고 기뻐해야 한다"며 생존을 자축했다.

이날 뮤직 페스티벌 현장에서 시신이 발견된 이들은 최소 260명에 달한다. 지머만은 "우리는 그저 파티를 즐기는 젊은이들이었을 뿐"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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