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판 9.11'…하마스는 왜 지금 이스라엘을 공격했나

서안지구서 꾸준히 팔레스타인 향한 무력 공격·차별 이어져

최근 미·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연계 속 소외감 느꼈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이 강력한 반격을 예고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판 9.11'이라는 논평까지 나오는 가운데 외신들은 하마스가 왜 하필 지금 시점에 공격을 감행했는지 앞다퉈 분석하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은 지난 7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날은 유대교 안식일이자 지난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50주년인 10월6일 바로 다음 날이다.

NBC뉴스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국내 정치 분열, 서안 지구 내 폭력 사태 증가와 더불어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간 협상이 진행되는 국면에 이뤄졌다고 짚었다.

◇서안 지구 폭력 사태 증가에 대한 반발

하마스 측은 지난 1월 이스라엘군이 서안 지구를 공습한 데 대한 보복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은 근 1년간 팔레스타인발 테러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며 단속을 강화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안지구 정착촌에 수천 건의 건축 허가를 승인하기도 했다.

당시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우리는 정착촌을 계속 발전시키고 이스라엘의 영토 장악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서안지구 행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방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이스라엘 내 극우 성향 인사로 꼽히며 이전부터 "팔레스타인 사람 같은 것은 없다"는 등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무력 행사는 꾸준히 이어져 이후 3월에도 서안지구 북쪽 나블루스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 3명이 이스라엘 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4월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美-사우디-이스라엘 연계 속 위기의식↑

전직 미국 정보 당국 및 군 장교들은 하마스의 공격을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3국이 가까워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조처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의 편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두고 미국과 안보 조약을 체결하는 등 거리를 좁히는 데 위기 의식을 느꼈다는 해석이다.

 

존스 홉킨스 국제대학원의 중동 분석가 로라 블루멘펠드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아랍권과 관계를 개선하려 함에 따라 자신들이 무시당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인식해 이같은 공격을 시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에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합의에 가까워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테이블에 앉을 자리가 없다면 밥상을 엎어버리자고 결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 내 하마스를 지휘하는 오사마 함단은 이번 작전을 통해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안보 요구를 수용한다고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전 미국 중동 외교관으로 활동한 리처드 르바론은 "하마스의 행동은 사우디에 팔레스타인 문제를 관계 정상화 협상의 또 다른 하위 안건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상기시켜 준다"고 분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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