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들 "유가 100달러 이상으로 오른다" 베팅 쇄도

최근 2주간 순매수 계약 35% 급증…18개월래 최고

이달 초 사우디 감산 연장 후 헤지펀드 관심 높아져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유가가 곧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면서 가뜩이나 감산으로 인해 올라가고 있는 유가에 기름을 붓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자료에 따르면 9월12일까지 2주 동안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의 펀드 순매수 포지션 합계는 13만7000계약, 즉 35% 급증한 52만7000계약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8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들의 이런 베팅 쇄도가 지난 6월부터 거의 30% 급등한 원유 가격 상승을 더욱 거세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 사우디는 올 연말까지 하루 100만배럴의 감산을 이어가고 러시아는 연말까지 석유 수출을 하루 30만 배럴 줄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번 주 국제 석유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5달러로 상승,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헤지펀드가 상승 쪽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사우디의 감산 연장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삭소 은행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올레 한센은 이달 초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 연장을 발표함으로써 석유에 대한 헤지 펀드의 관심이 재점화되었다면서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시장이 단기적으로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가가 정말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사우디의 에너지 장관은 지난 18일 향후 몇 달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세계 석유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감산 결정을 옹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상승이 강력한 수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감산 결정 때문이기 때문에 유가가 더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MUFG 은행의 상품 연구 책임자인 에산 코만은 "100달러로의 행진은 거침이 없어 보인다"며 "문제는 그것이 언제까지 그곳에 머무르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가 상승은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10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을 시작했는데, 다우존스 미국 항공 지수는 7월11일 이후 24% 하락했다. 반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에너지 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11% 상승했다.델타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은 연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3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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