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X에 월간 구독료 부과"…수익성 악화에 '골머리'

네타냐후와 공개회담서 밝혀…도입 시기 및 금액은 함구

인수 후 광고수입 절반 감소…열람 가능한 게시물수 제한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X 사용자들을 상대로 월간 구독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인수 후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던 머스크가 광고주 이탈을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서비스를 유료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소재 테슬라 공장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대담에서 "거대한 봇 집단과 맞서 싸우기 위해 X 시스템 사용 대가로 소액의 월정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언급한 '봇'은 자동으로 게시글을 생성하고 사용자를 팔로우하는 프로그램이다. 머스크는 "X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5억5000만명에 달하는 데다 이들이 하루에 1~2억개의 게시물을 생성하고 있다"며 서버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만 이들 중 봇이 아닌 인간 사용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구체적인 유료화 시기와 사용 금액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머스크가 유료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건 그만큼 X의 수익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5주간 X의 광고 수입은 88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다. 머스크도 지난 7월 X 게시글을 통해 "광고 수익이 약 50% 감소했으며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시인했다. 광고 수익은 트위터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X의 수익이 반토막 난 건 머스크 인수 이후 X를 후원하던 대형 광고주들이 잇달아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440억달러(약 57조원)를 들여 X를 인수한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기존에 시행한 검열 정책을 폐기했다. 이로 인해 혐오 표현과 가짜 뉴스가 범람하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대형 광고주들이 X 광고를 철회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머스크를 만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7월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은 미국의 힙합가수 카니예 웨스트의 X 계정이 복원되자 미국의 대표적인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은 광고주들을 상대로 광고 중단을 압박했다. 이에 머스크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반발하며 미국 내 유대계와 정면 충돌하자 머스크의 이스라엘 투자를 희망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중재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이날 대담에서 "어떤 집단에 대한 공격도 반대한다. 그게 누구든 상관없다"며 "X가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을 게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하지만 내부 규정을 위반한 게시물에 대해선 배포를 제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란 테두리 안에서 반유대주의를 비롯한 특정 민족에 대한 집단적 증오를 막을 능력을 찾길 바란다"며 "당신이 이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좀 더 균형을 찾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날 회담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X 유료화는 예견된 수순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4월 X는 기업과 공공기관, 유명 인사의 계정이 진짜임을 확인해 주는 '블루 체크'를 전체 계정으로 확대하면서 인증 마크에 대한 월 사용료를 부과한 데 이어 7월에는 미인증 계정에서 일일 열람 가능한 게시물 개수를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블루 체크 이용자는 하루 1만개, 무료 이용자는 1000개의 게시물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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