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짜리 TV 대체 몇집이나 사겠냐만…삼성·LG 포기 않는 이유
- 23-09-13
올레드보다 뛰어난 '마이크로 LED TV'…가정용 출시 이어져
억대 가격에 대중화 아직 멀었지만…"초격차 기술로 차세대 시장 선점 의지"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TV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마이크로 LED TV'를 안방으로 옮기고 있다. 상업용에 주로 쓰이던 마이크로 LED TV가 홈 시네마 수요를 겨냥해 집 안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110형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하고 올해 7월 89형 모델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지난해 136형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했다. 지난 11일에는 118형 모델을 공개하면서 북미를 시작으로 국내 등 주요 지역에 순차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는 기존 미니 LED의 10분의 1 수준 크기인 초소형 LED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다.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낸다.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달리 무기물을 사용한다. OLED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번인(화면 잔상)' 현상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구성은 더 강하고 수명도 더 길다.
다만 '억'대 가격은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이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1억3000만원(89형), 1억7000만원(110형)으로 형성됐다. LG전자는 그보다 비싼 3억원대다. 가까운 시일 내 대중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일반 고객들이 살 만한 수준의 가격대로 진입하는 것은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 역시 "TV 시장은 1000만원 아래로 들어와야 커지는데 마이크로 LED는 적어도 5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그럼에도 궁극적으로는 마이크로 LED가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단점과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체들이 계속해서 마이크로 LED TV 출시와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가정용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과 타깃은 제한돼 있다"며 "마이크로 LED TV가 매스(대중) 시장에 침투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이크로 LED를) 상업용에서 가정용 제품까지 선보이는 것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선제적 대비"라며 "당장 연간 몇 대씩 판다는 목표라기보단 기술 검증과 노하우를 쌓으며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이다. 라인업을 늘리는 것도 가격을 점점 낮추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니LED 기반의 QLED TV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최근엔 최대 크기인 98형 제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마이크로 LED TV는 110형에서 89형으로 크기를 줄였다.
다만 마이크로 LED TV(89형)가 메인 시장에서 아직까지 제한적이기 때문에 QLED에 올레드 TV 제품군까지 더해 100형 아래 시장을 공략한단 설명이다. 최근 삼성은 LG 패널을 탑재한 83형 올레드 TV를 출시하며 55·65·77·83형 올레드 TV라인업을 구축했다.
LG전자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136형에서 118형으로 줄였다. 100형 아래에서는 최대 97형 크기 모델을 더해 여러 사이즈의 올레드 TV를 출시했다. 특히 선 없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M'도 선보이며 다양한 폼팩터로 TV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은 100형 아래에서 올레드를 메인으로 가져가고 마이크로 LED TV로 무게 중심을 옮기진 않을 것"이라며 "100형 이상 초대형 TV에서 LCD로 중국과 경쟁은 한계가 있다. 삼성과 LG는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올레드, 마이크로 LED 등 초격차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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