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휘감은' 러 전폭기 포착…우크라 드론 위력 이정도였나

미 위성업체 엥겔스-2 공군기지 촬영…Tu-95 동체에 차량용 타이어 올려져

표적식별 기술에 혼선, 파편에서 보호…가연성 물질이라 항공기 태울수도


러시아 공군 기지에서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가 차량용 타이어를 휘감은 모습이 미국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위성정보 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최근 러시아 남동부 사라토프주(州) 엥겔스-2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Tu-95 두 대에 타이어가 장착된 모습이 담겼다. 주기장으로 나온 전략폭격기는 동체에서 양 날개에 이르기까지 타이어가 빽빽하게 뒤덮였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더 드라이브'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차량용 타이어로 전략폭격기를 위장했다고 보도했다. 드론에 사용되는 순항미사일의 경우 실제 대상과 사전 학습한 이미지를 대조하며 표적을 식별하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타이어를 덮고 있으면 여기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기·선박을 추적하는 스테판 왓킨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나름대로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사일과 드론에 탑재된 탄두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공 파편을 보호하는 목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드론 제조업체 '원웨이 에어로스페이스'의 프란시스코 세라 마틴스는 CNN에 "전략 항공 자산에서 나오는 열 신호를 줄일 수 있지만 여전히 적외선 카메라로 관찰할 수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 군사항공 전문기자인 데이비드 센치오티는 자신의 블로그 '에이비에이셔니스트'를 통해 "타이어는 발연점이 높긴 하지만 가연성 물질"이라며 "동일한 장소에 다량을 보관하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중한 전략폭격기를 보호하려다 되려 불에 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엥겔스-2 공군기지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시설이다. 우크라이나 공습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전략 폭격기 Tu-95와 Tu-160가 이곳에 배치돼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Kh-55 순항미사일이 발사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군사 전략적 가치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엥겔스-2 공군기지를 상대로 최소 두 차례 드론 공격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5일 드론 폭격에 의해 Tu-95 최소 한 대가 파괴됐으며 같은 달 26일에는 동일한 공격으로 현장에 있던 군인 3명이 무인기 잔해로 숨졌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의식해 Tu-95 6대를 엥겔스-2 공군기지에서 극동지역인 아무르주 우크라인카-세리셰보 공군기지로 이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드론을 통해 러시아 내륙 깊숙한 곳인 노브고로드주 솔치 공군기지에서 출격 대기하던 초음속 장거리 폭격기 Tu-22M3를 파괴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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