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차량절도 기승, 현대차·기아 탓" 역풍…美 독자들 "괴상한 논리"

NYT 칼럼니스트 "현대차·기아가 도난방지장치 없이 훔치기 쉽게 만들어" 주장

"훔치기 쉬워 훔치면 죄가 아니냐" "도둑질 합리화 안돼" 비판 댓글 일색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에 '차량에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사실상 자동차 절도 범죄 증가를 부추겼다'는 주장의 칼럼이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칼럼에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며 칼럼니스트를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NYT 고정 칼럼니스트인 파해드 맨주는 3일(현지시간) 칼럼에서 미국 내 차량 도난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는 현대차·기아의 관리 부실 탓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타 브랜드처럼 무선 ID 코드로 불리는 도난 방지 장치를 도입하지 않아 자동차 절도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맨주는 최근 미국 37개 도시에서 살인·폭행·강간 등 범죄율이 감소한 반면, 올 상반기 차량 도난은 지난해보다 33.5% 증가했다는 한 씽크탱크의 분석 결과를 인용했다. 이어 "그 이유는 현대차·기아 차량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훔치기 쉽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과거 틱톡에서는 현대차·기아 차량이 USB만으로도 훔칠 수 있다며 차량 절도를 직접 인증하는 동영상들이 유행처럼 퍼지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맨주는 "지난달 시애틀 차량 절도의 3분의 1은 현대차·기아였고 차량 도난은 소비자 피해를 넘어 범죄자들이 훔친 차로 총기난사와 마약거래, 교통사고 등 추가 범죄를 일으켜 막대한 비용을 사회가 지불하게 한다"며 현대차·기아를 맹비난했다. 또 지난 5월 볼티모어 차량 도난사고의 41%, 클리블랜드 올해 도난사고의 57%가 현대차·기아 차량이라는 통계도 제시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이런 점이 문제가 되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조치를 취하는 등 수습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전체 차량에 이를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맨주는 또 미국 일부 정치인들이 차량 절도 방법을 소개한 틱톡을 "사회 불안정을 야기하는 빅테크 기업"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훔치기 쉬운 차를 만든 것은 틱톡이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라며 "왜 비난을 (틱톡에) 전가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칼럼에 대한 미국 내 독자들의 반응은 필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한 독자는 칼럼 댓글에서 "총은 훔치기도 쉽고 다시 판매되며 범죄에 사용되지만 총기 제조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총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차량 도난 장치 설치가 의무도 아닌데 차량 제조사가 왜 범죄자의 행동에 책임을 지느냐"고 꼬집었다. 해당 댓글은 가장 많은 독자들의 추천을 받았다.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훔치기가 쉬워 절도를 저질렀다면 괜찮다'는 웃기는 전제에서 쓴 글"이랴며 "그런 논리는 이상한 나라의 법정에서나 펼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독자는 "차량 절도 범죄는 틱톡의 잘못도, 현대차·기아의 잘못도 아니다. 차를 훔친 도둑 잘못이다"라며 "제발 범죄를 합리화하지 말라. 이건 도둑질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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